찬성 vs 반대 ‘점입가경’‥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져’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부산지역 중견건설업체인 동원개발이 양산골프장을 건설하면서 주민들 간 폭력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원개발이 최근 신사업 일환으로 골프,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특히 양산시 골프장 건설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간 충돌까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골프장 부지 아래에 경남외국어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 침해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어서 재학생들이 반대운동까지 전개하고 나섰다. 기장 지역주민 또한 골프장 조성 시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서는 등 곳곳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학교 기숙사→조성 예정지 불과 200m 거리 ‘우려’
기장군, 일부 주민 동의해도 환경권, 생활권 ‘사수’


동원개발이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동원개발은 지난 1978년 설립됐으며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다.

아파트 브랜드 ‘동원로얄듀크’로 알려져 있으며 조달청 등급기준 1등급, 부산‧경남‧울산 지역에서 시공능력평가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 196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당기순이익 또한 1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골프장 설치 운영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했다.

현재 동원개발은 최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통영동원로얄CC 외에도 기장군 만화리 일대에 추진중인 기장동원로얄CC와 양산시 어곡동에 추진중인 양산동원로얄CC 조성사업을 추진중이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양산시 어곡동 산283 일대 부지 94만3,980㎡에 골프장(양산동원로얄CC) 조성과 관련해 주민들끼리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학습권 침해 불가피


경남외국어고등학교는 사업 초기인 지난 2012년부터 골프장 조성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뒷산에 골프장이 조성되면 학습권 침해가 커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학교 부지와 경계를 같이 하는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학생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학습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또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반대측 대책위는 개발업자가 주도한 환경영향평가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는 50m 떨어진 곳에서 공사를 하면서 발파소음과 미세먼지가 기준치 이하이고, 아예 공사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은 왜곡된 평가라고 일축했다. 특히 학교보건법상 200m 이내에선 소음과 미세먼지를 발생하는 공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을 무시한 평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숙사나 도서관과의 거리가 183m에 불과해 골프장 건설, 운영으로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학교 우측 경사지는 2001년 당시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으로 상부에서 골프장 건설과 지하수 개발이 진행될 시 대규모 산사태로 학생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공청회 갈등 폭발‥주민 뇌진탕까지?


지난달 25일에는 어곡동주민센터에서 공청회가 개최되면서 1000여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찬성 측 주민 몇몇이 반대측 주민들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 반대측 주민 1명이 뇌진탕을 일으켜 병원에 실려가는 등 폭력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수년간 찬반 논쟁에 시달리면서 주민들 간의 골까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동원개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협의를 하려고 진행하고 있으며 동원개발만의 독자적인 판단이 아니라 낙동강 환경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골프장 조성 사업을 벌이는 것”이라며 “다만 일부에서 반대를 하고 있지만 뇌진탕 등의 피해사례는 없었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협의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기장군 골프장건설 ‘진통’


동원개발이 짓고 있는 골프장 논란은 부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동원개발은 또 ‘부산 기장군 기장읍 만화리 산104의 5’ 일대에도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면서도 주민과 관할 지자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38만5,757㎡ 규모의 이 골프장은 개발제한구역 내 대중골프장으로 이 업체의 관계법인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기장군은 지난 2011년부터 부산시를 항의방문 하는 등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장군은 지난 2011년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를 결정하자 “기장 멸치, 기장 미역이 웃을 일”이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1월 9일 기장군수가 직접 나서서 부산시청 정문광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기장군은 마을주민이 조상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골프장에서 살포되는 각종 농약과 유해물질로 인근 청정지역이 황폐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장군수가 직접 ‘1인 시위’ <왜>


아울러 골프장에서 유출되는 각종 유해물질이 인근 바다로 흘러들어 기장의 대표적 수산물인 미역, 다시마, 멸치 등 소중한 수산물 어획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2년 6월 기장군에서 실시한 ‘용천리 골프장 예정지에 대한 자연환경조사 용역’에 의하면, 일광면 용천리 지역의 주변 갈맷길인 ‘기장 테마임도’는 녹지도 7등급 면적이 52%, 6등급 포함 시 76%인 지역이다.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소나무, 편백나무 등 침엽수가 식재돼 있고 해안가에 접해 있기 때문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자연생태공간이라는 것.

특히 용천리 골프장 조성지 1km 반경에는 부산시에서 사업비 200억원을 들여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있는 지역인데, 산림을 베어내고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 무분별한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골프장 조성 논란이 일고 있는 동원개발이 주민 및 지역의 반발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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