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선점 ‘총력전’…성과 언제쯤?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올 들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네이버는 성장 정체와 모바일 사업 부진 등이 겹치며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6일 장중 한 때 60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음카카오 역시 핀테크 주도주로 주목받았으나,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 등이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춤하고 있다.


주가도 연초부터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연초 대비 15% 하락했고, 증권사들은 다음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생존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네이버 1분기 영업이익 1920억원…시장 기대 못 미쳐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 사용확대 위한 지속 마케팅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분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신 성장 동력 부재로 우려를 사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고자 함이다.


다만 두 업체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 주가가 약세를 거듭하는 것은 물론 증권업계는 올해 전체 실적 역시 줄줄이 낮춰 잡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네이버는 1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7406억원, 영업이익 19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지만 전분기 보다는 0.8%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에 비해 3% 증가했지만 지난해 4분기보다는 1% 내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추정치를 발표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예상평균치는 약 2035억원이었다.


목표주가 ‘줄 하향’


이해진 네이버 의장 역시 지난해 말 임원 워크숍에서 네이버 실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장이 평소 개인적인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업계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이 의장의 경고 후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증권업계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자 ‘위기설’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의 게임과 광고는 물론 모바일 부문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라인 역시 성장 정체를 맞고 있다는 점이 껄끄럽다는 지적이다.


주가 역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조 클럽’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1분기 실적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말았다.


삼성증권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88만원에서 크게 낮춘 75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또 이베스트 증권 역시 110만원에서 95만원으로 15만원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증권 등도 10만원 내외의 하향 조정 작업을 거쳤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가 구글의 급성장과 다음카카오의 견제에 ‘샌드위치’ 된 상태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각종 서비스들이 2분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낳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역시 예상 밖으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야심작으로 내걸었던 카카오페이가 가맹점과 이용자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실제 사용 수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가는 연초대비 15% 남짓 하락하면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셀트리온에 내줬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1분기 실적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다음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평균치는 3월 586억원에서 지난달 520억원까지 낮아졌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657억원에 비해서는 100억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모바일 선점 ‘사활’


현재 두 업체는 모바일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


모바일 게임 부문에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였던 네이버는 넷마블과 손잡고 신작게임 ‘레이븐’에 수백억원대의 광고비를 쏟아 부었다. 또 모바일 SNS ‘폴라’를 출시하고 검색 시스템 개편 작업도 추진 중이다.


네이버는 검색에서 구매, 배송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초간편 O2O 서비스’도 구현 중이다.


▲ 사진=뉴시스

다음카카오 역시 카카오톡의 모바일 플랫폼 내 입지 강화를 위해 모바일 간편 결제는 물론 게임과 쇼핑, 택시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1분기에 출시한 콜택시 앱 카카오택시가 대표적이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 사업 초기에는 택시 기사들에게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와 모바일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의 가입자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조직개편이라는 카드도 꺼내들었다. 다음카카오의 합병 시너지를 높이고,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던 빠른 의사결정과 순발력을 되찾기 위함이다.


특히 다음카카오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향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카카오와 다음 조직 간 화학적 결합이 전제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


실제 다음카카오는 지난달 10일 서울과 판교 두 군데로 나눠 근무하던 방식 대신 판교 사옥에서 전체 임직원이 근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임직원들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합병 후 거대해진 회사 조직을 작게 쪼개는 개편도 함께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준 10개 팀에서 25개 팀으로 팀 수를 크게 늘리고 각 팀의 역할을 축소했다. 또 같은 팀에 다음과 카카오의 팀장이 각각 존재하던 방식도 없앴다.


한 업계관계자는 “다음카카오의 조직 개편은 합병 후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바로잡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 된다”면서 “이는 네이버는 물론 글로벌 경쟁업체들과의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임직원 간 융합이 필수적이란 판단을 내린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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