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株테크’ 고수?…처분 타이밍 ‘절묘해’

▲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상범 기자]최근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의 자녀들이 보유 중이던 에이블씨엔씨 주식을 전부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식 매수·매도 시점이 절묘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서 회장은 비교마케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SNS 메시지를 남긴 후 또 다시 비교마케팅에 돌입해 일각에서는 ‘의문스러운 행보’라는 반응도 나온다. 게다가 특허권 침해 분쟁 가능성을 안은 채 ‘M매직쿠션’ 수출을 최근 강행,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배당·증여 등으로 받은 지분, 매각가격 8억원 상회
특허 침해 가능성에도 ‘M매직쿠션’ 해외수출 강행


지난 6일 에이블씨엔씨가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서 회장의 두 딸인 진경·진하씨는 각각 3만812주씩 보유 하고 있던 에이블씨엔씨 주식을 지난해 9월29일 현재 전부 매각했다.


매도 일자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업계관계자들은 9월 중하순 경 매도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약 2만6000원~2만7000원 대를 넘나들었으므로 두 자녀가 현금으로 가져간 금액은 약 8억원이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 자녀들이 매각한 지분은 증여 및 배당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08년 말 최초 획득한 주식 8100여주는 당시 두 자녀의 나이가 10대였다는 점에서 서 회장이 증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식 취득에 각각 1500만원~1800만원 정도가 소요됐다.


2008년은 에이블씨엔씨에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해였다. 서울메트로 60개,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18개의 지하철 역사 내 매장 운영권을 획득했다.


게다가 이 해 에이블씨엔씨의 영업이익은 말 그대로 폭등했다. 7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에 비해 20배 넘는 신장을 보였다. 당기순이익 역시 무려 79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해 서 회장의 자녀들 역시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주당 0.1주의 주식 배당도 결정됐다. 이에 따라 두 자녀는 2012년 말 각각 1만1974주, 이후 추가 매수를 통해 2013년 말 2만8000여주를 확보하게 됐다.


관련업계는 당시 4억원 상당을 투입해 매수한 주식 역시 서 회장이 증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2013년 초 7만원대에 달했던 주가가 2만3000원대까지 떨어졌을 때 장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최저점 수준에서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주식 매각 시점도 탁월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초 3만1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세 달 후 반토막 수준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10월 초에는 다시 3만원 수준을 회복했다. 두 자녀의 주식 매각 시점은 대략 9월 중순 이후로 추정된다. 결국 2만원 중반 이상의 가격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결국 두 자녀가 주식배당 등으로 3만주 남짓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에 비춰보았을 때 각자 8억원 이상의 매각 대금을 회수한 셈이 된다.


장내 매수에 총 4억원 정도를 사용했으므로 수년만에 두 배의 수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특허권 침해 논란


지난해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로드샵 브랜드 가운데 3위로 밀리는 아픔을 겪었다. 최근 ‘M매직쿠션’의 수출을 결정,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미샤 M매직쿠션은 지난 2월 국내 출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중국 900여개 매장과 일본 30개 매장 등에서 이 상품을 판매한다.


다만 특허권 침해 분쟁 가능성을 안고 있다는 점은 껄끄럽다. 논란 상품에 대한 수출을 강행한 에이블씨엔씨 측의 결정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도 상당수다.


아모레퍼시픽은 M매직쿠션에 대해 자사 특허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법적인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측의 주장에도 에이블씨엔씨 측이 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12월 LG생활건강의 쿠션제품 특허침해에 대한 소송에서 승리했으며, 로레알코리아를 상대로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아모레퍼시픽의 특허침해 주장에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진=미샤 홈페이지

비교 마케팅 ‘또’?


지난달 서 회장은 자신의 SNS에 “한동안 브랜드샵이라는 카테고리속에 미샤를 둘둘 말아 넣어버리는 것에 꽤나 큰 불만이 있었다”면서 “2010년 SKII와 비교마케팅을 시작했고, 일정의 성과는 있었지만 결국 그때를 기점으로 미샤가 변질되기 시작했다 생각된다”고 밝혔다. 비교마케팅에 대한 회의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또 다시 에이블씨엔씨 측이 타사 쿠션 파운데이션을 상대로 비교 마케팅에 나서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샤는 전날 자사 SNS를 통해 두개의 쿠션제품에 대한 블라인드테스트 영상을 공개했다. 2분여에 달하는 해당 영상은 A로 표기된 미샤 매직쿠션과 B로 표기된 아이오페 에어쿠션을 사실상 공개비교 하고 있다.


동영상 속 여성은 A제품에 대해 품질과 성능에 만족감을 표하며 예상 가격대를 2만~3만원대로 예상했다. 반면 B의 가격은 1만5000~1만8000원대로 예상했다.


제품명과 가격대가 공개된 후 놀라움을 표하는 여성의 모습과 함께 “가격차이는 큰데 품질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멘트가 이어진다. “매일 쓰는 쿠션의 가격이 부담돼선 안 된다는 미샤의 생각, 그래서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습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영상은 마무리된다.


일각에서는 제공된 정보에 일정 부분 왜곡이 있고 단편적이라는 점을 들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적인 테스트나 통계자료 없이 주관적인 의견만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 서 회장이 회의감을 토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비교마케팅을 진행, 의외라는 반응도 상당수다.


한편 지난해 에이블씨엔씨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49%, 79% 줄어든 67억원과 26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표 화장품주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에이블씨엔씨의 1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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