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계열사 적자행진…자회사 자본잠식 ‘첩첩산중’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풀무원이 안팎에서 흔들거리는 해외 계열사와 자회사로 인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남승우 회장은 “해외 사업 실질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힘주어 얘기하고는 있지만, 현재의 상황을 보면 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주주들 역시 풀무원의 해외 계열사의 불만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남 회장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안팎으로 분주히 뛰고 있다.


자회서 풀무원더스킨 순손실만 20억원‥‘고민거리’
해외계열사 적자만 280억원 육박‥감당가능 할까


지난 3월 27일 풀무원은 ‘토론식’의 주총에 나섰다. 풀무원은 지난해 연결 매출 1조6800억원, 영업이익은 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15% 두 자릿수를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영업성과 향상과 관세부과처분 취소 행정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함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50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는 없겠지만, 막상 자세히 살펴보면 풀무원의 고민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의 해외 계열사들이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Pulmuone U.S.A., Inc(이하 미국법인)는 포장 두부 산업, 냉장 파스타 및 소스류 산업, 냉장 즉석 조리 식품 산업 등을 하고 있다.


끝없는 적자 어떻게?


풀무원 USA는 지난 해 173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이 뿐 아니라 중국법인인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 북경포미다식품유한공사 역시 각각 11억 6000만원, 21억 8100만원으로 풀무원에게 타격을 입혔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해 6월 지분을 사들였던 일본법인인 아사히식품공업역시 순손실이 77억 8600만원 이었다. 4개의 계열사에서 발생한 적자만 총 284억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2011년부터 지속되어 왔다는 것이다. 해외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다보니, 국내 계열사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법인의 경우 지난 2013년에도 무려 3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남승우 회장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었다.


당해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 북경포미다식품유한공사 역시 10억원, 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물론 미국 법인의 경우 2013년에 비해 약 130억원 가까이 수치를 낮추며 분전했지만, 반대로 상해포미다식품유한공사는 적자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풀무원식품에게도 부담이 왔다. 부채비율은 2011년 141%에서 2012년 165%, 2013년 178%로 경고 수준에 이르렀다. 그나마 안도하는 부분은 지난해 168%까지 소폭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주들 입장에서 미국법인은 유독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다. 자칫하다간 풀무원 식품까지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튼튼한 모회사가 부진한 자회사로 인해 뿌리까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실적이다. 남 회장 역시 해외 계열사를 접는 것 보다는 오히려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면서 일단은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유독 눈에 띄는 ‘미운오리’


풀무원이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타법인출자 현황을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당기 순이익을 거둔 곳들과 달리 ‘-’낙인이 찍혀있는 풀무원더스킨이다.


풀무원더스킨은 2012년 3월 푸드머스와 일본 대형 청소 전문업체인 ‘더스킨’과 합작으로 설립된 청소용품 렌탈회사로. 푸드머스가 지분 51%, 더스킨이 출자한 미스터도넛코리아 지분 49%를 가지고 출범했다.
풀무원더스킨은 지난해 20억원으로, 무려 자산총액(75억)의 25%를 넘어섰다. 2013년에 기록한 35억 보다는 한 결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부분 자본잠식상태이다. 2013년 풀무원더스킨은 순손실 30억 원, 자산총액 14억 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놓였다.


풀무원더스킨은 풀무원 그룹의 식자재 유통회사인 푸드머스의 자회사이다. 풀무원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한 두 해의 실적이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설립 첫 해부터 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것이다. 2012년 풀무원더스킨의 매출은 1억3086만 원, 순손실은 13억 원으로 순손실이 자본 총액 17억 원의 80%에 육박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푸드머스는 풀무원더스킨을 2013년 7월, 지분 51%를 모두 풀무원에 매각했고, 풀무원은 현재 자회사가 됐다.


업계에서는 분야가 다른 사업을 하려다 상황이 좋지 않아진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외 주주 잡는 것이 상책?


부채율이 높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풀무원의 지난해 부채총계는 1747억여원으로 부채비율은 80%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주주들 역시 이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남승우 대표는 “풀무원의 주주가치가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풀무원의 주주가치를 알아 봐주는 외부 투자가를 물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른 시간 내에 증자를 통해서 부채비율을 개선하고 신용평가등급을 A+로 올릴 것”이라며 실적을 살려낼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는 우려의 시선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자회사 들로 인해 모회사까지 저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해외 계열사에서 284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한다는 것은 주주들에게 분명히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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