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분양 마케팅?’…자영업자 역차별 당해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현대엔지니어링(사장 김위철) ‘힐스테이트 서산’이 소비자 ‘우롱’ 논란에 휩싸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초 현대 계열사에 소속 직원들에게만 100만원 상품권을 지급하려고 하다가 고객의 반발로 일반기업 소속 직원(B2B 고객등록)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고, 개인이나 자영업자 같은 기업에 근무하지 않는 고객의 경우에는 관심고객으로 등록해 10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지 않는 등의 ‘역차별’을 시도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서산 홈페이지에서 아예 B2B 고객 등록 메뉴를 삭제했다. 개인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역차별을 하는 등 ‘변종’ 마케팅을 벌이다 이것이 알려지자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것이다.


B2B고객, 관심고객 따로 따로 관리‥현대 직원만 ‘VIP’
논란 일자 홈페이지 ‘삭제’‥당초 현대 계열사만 ‘포함’


현대엔지니어링이 3월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서산’이 소비자 우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논란이 일자 현대엔지니어링은 홈페이지 상에서 B2B 고객등록을 삭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홈페이지 어디에도 ‘사과’는 없었다.


논란 속 힐스테이트 서산


현대엔지니어링이 분양하는 서산테크노밸리 A4블록에 공동주택사업인 ‘힐스테이트 서산’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4층, 13개동 총 892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가구가 전용면적 75㎡/84㎡으로 구성된다. 주택형별로 ▲전용75㎡타입 280가구 ▲전용84㎡A타입 232가구 ▲전용84㎡B타입 380가구 등이다. 전용84㎡B타입을 제외한 모든 가구에 4베이(bay)설계가 적용됐다.

‘힐스테이트 서산’은 테크노밸리 내 중심 입지로 교육과 생활인프라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초등학교(2017년 3월 개교예정)와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고, 도보 10분 거리에는 대규모 상업시설이 조성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분양 경쟁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힐스테이트 서산’ 사업 설명회가 주말 이틀간 3천여명이 몰리면서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서산 첫 번째 ‘힐스테이트’라는 점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라는 점에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는 평.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변종’ 마케팅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분양업체가 암암리에 힐스테이트 서산의 잠재고객을 기업근로자와 非근로자를 나눠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에게만 아파트 계약 시 상품권 100만원을 지급하는 혜택을 줬던 것.

현재는 삭제가 됐지만 기자가 지난 17일 논란이 일던 홈페이지를 확인했을 당시 관심고객등록과 B2B고객등록이라는 메뉴가 있었다. 이에 <스페셜경제>에서 이 같은 논란을 확인하기 위해 현대엔지니어링과 통화 당시 “상황을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답변했지만 이후 삭제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별한 ‘공지’도 없어


관심고객과 B2B고객 등록의 차이는 100만원 한도의 상품권 지급과 연관이 있다.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가 B2B고객메뉴로 등록하고 힐스테이트 서산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상품권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나 자영업자들은 ‘관심고객’으로만 등록이 가능하다. ‘관심고객’으로 등록하면 분양 관련 정보 등을 문자로 제공받을 뿐 별다른 혜택이 없다.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어도 ‘관심고객’으로 등록 시 상품권은 없다. 개인이나 자영업자 등 기업에 다니지 않은 사람의 경우 역차별을 받게 돼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B2B(business to business)는 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이 B2B 고객에 등록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관계자들이 힐스테이트 서산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항목’처럼 분류된다는 평가다.

힐스테이트 서산 분양 관계자는 “현대 계열사의 경우에만 가입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왜 삭제가 됐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별도의 사이트가 개설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방하거나 연락처를 따로 공지하면 별도의 사이트에서 가입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홈페이지에서 삭제가 됐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이 아닌 현대 계열사 직원의 경우, 별도의 사이트를 통해 기존과 똑같이 B2B 회원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 1순위 청약이 당첨됐다고 하더라도 ‘선착순’이라는 점에서 후순위 현대 계열사 직원들이 100만원 한도의 상품권을 받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로 공지했다.

결국 똑같은 분양가격을 주고 샀다고 하더라도 기업 특히 현대 계열사에 다니는 직원들에게만 10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은 결국 일반 소비자들이 B2B 고객에게 주기 위한 상품권을 대신 내는 개념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힐스테이트 서산 분양은 대부분 마케팅팀에서 총괄하기 때문에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고분양가 우려 ‘슬며시’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서산이 ‘고가’로 분양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서산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14~15일 힐스테이트 서산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이후 서산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 분양가격이 3.3㎡당 720만원 선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힐스테이트 서산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평당 분양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저히 쪽에서 분석할 때 서산 시내와는 다소 떨어져 있기 때문에 분양가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서산 내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첫 선을 보인다며 대대적인 분양 마케팅에 돌입한 현대엔지니어링이 凡 현대 계열사만 챙기는 이중, 차별 마케팅을 펼쳐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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