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싸한 맛으로 느끼함 잡고, 소비자 마음도 잡았다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유통업계는 늘 ‘유행’에 민감하다. 한 번 유행을 타게 되면 소문은 돌고 돌아 퍼진다. 이는 판매량에 직결이 된다. ‘꼬꼬면’, ‘허니버터칩’ 등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듯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 오히려 요즘 시대에 ‘없어서 못 먹는’ 일까지 생긴다.


업체로서는 흐뭇할 수밖에 없다. 단숨에 회사 분위기를 전환 시키는 ‘터닝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스페셜 경제>는 각 업체 별 회사의 분위기를 전환시킨 ‘터닝 포인트’ 제품들을 찾아봤다.


허니버터칩 왕좌에 도전한 수미칩, 한 달 만에 1위 뺏다
대형마트‧편의점 판매량 1위‥계속되는 인기에 ‘함박웃음’


질소과자 논란으로 제과업계가 침몰위기에 놓였을 때,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었다. ‘없어서 못산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대세’가 바뀌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허니머스타드 맛이 과자에?


농심은 지난 12월 16일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출시했다. 수미칩 오리지널·수미칩 어니언에 이은 세번째 맛 타입으로, 국산 수미 감자로 만든 ‘수미칩’에 국내산 꿀과 머스타드·파슬리 분말을 뿌려 꿀의 달콤함과 머스타드의 알싸함, 수미감자 본연의 고소한 맛을 더했다.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출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백화점 식품관과 특급호텔에서 시작한 달콤한 디저트 열풍과 관련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짠 맛이 있거나 단 맛이 있는 기존 과자들과 달리 ‘알싸한’ 맛이 포함된 감자는 어떤 맛일 지에 대해 사람들의 호기심이 높아졌다. 특히 기존의 감자과자의 경우 ‘느끼함’으로 인해 일찌감치 질린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수미칩은 허니머스타드의 알싸한 겨자향이 이를 잡아줬다.


수미칩은 ‘대박’을 거두었다. 출시 1주일 만에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감자칩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끊이지 않는 신기록


초기 열풍은 끝까지 달렸다. 출시 한 달 만에 360만 개를 판매하며 월간 판매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소비자 가격으로 환산한다면(1봉지 2400원) 86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판매량이다. 이 같은 기록은 스낵시장 1위인 농심에서도 처음있는 일이다.


월평균 60억~70억원으로 꾸준히 인기 1위를 달리고 있는 새우깡을 능가한 기록이다. 아직 판매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세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만약 분기 별 데이터가 나온다면 엄청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농심은 발 빠르게 현재 상황을 대처했다. 24시간 생산으로 ‘물량 부족’이 없게끔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감자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이미 감자를 수매해 국내 최대의 저온 시설에 저장해 놔 물량에도 걱정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열을 하면 하루 이틀 내에 모두 팔리는 등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편의점 CU의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체 스낵 매출 순위를 보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허니버터칩을 누르고 1위에 올랐고, 세븐일레븐에서도 1월 들어 판매량 1위는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차지했다.


이마트에서도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의 감자칩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일 평균 1만개 가량이 팔린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1위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아산공장 수미칩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모두 국산 감자를 사용하는 만큼 감자수급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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