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연비부터 가격인상까지 ‘갑질 백태’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1일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따른 수입차 개별소비세 인하에 따라 국내 수입차 대부분이 차량 가격을 인하했지만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도리어 가격을 인상해 국내 소비자들을 ‘호갱님’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아우디 A6 차량은 연비과장으로 국토교통부에 적발되자 독일로부터 직접 장비를 가져와 연비측정을 했지만 연비과장을 피하지 못해 “꼼수를 부리고도 불합격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겨울철 아우디 차량의 소음문제를 제기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브레이크 페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정작 차량 한 대 값도 안 되는 ‘사회기부’를 하면서 옹졸한 생색 기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배짱영업’ 실태를 살펴봤다.


지난해 2만7647대를 판매하며 전년(2만44대)대비 37.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아우디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5일 “올해 한국시장에서 2만7000여대 이상의 판매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7종 이상의 신차를 선보이며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우디코리아는 2015년 수입차 시장의 증가세에 발맞춰 3만대 시대를 열겠다고 공헌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새로 개정된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개별소비세가 6%에서 5%로 낮아짐에 따라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했다.


나홀로 ‘인상 러쉬’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그룹의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거꾸로 평균 0.5%에서 2% 가량 가격을 올리면서 ‘배짱영업’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이는 수입차 경쟁상대인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의 40만원~200만원, BMW의 40만원~100만원 인하와 비교된다.


새해 들어 폭스바겐은 차량 평균 가격을 2% 인상했다. 폭스바겐의 대표 모델인 ‘골프 2.0 블루모션’을 3430만원에서 90만원(2.7%) 인상했고, 중형 세단 ‘파사트 2.0 TDI’는 3970만원으로 80만원(2.1%)을 올렸다. 플래그십 세단 페이톤도 8550만원에서 8740만원으로 2% 가량 올렸다.


아우디 차량도 평균 0.5% 인상했다. 아우디의 대표 소형세단 A4는 1.1~1.6%, A7은 0.3~0.5% 가격을 올렸다. ‘A4 30 TDI’와 ‘A4 35 TDI 콰트로’ 모델은 종전보다 50만~80만원 인상했다.


개소세 인하에도 나홀로 가격인상…‘배짱영업’ 신뢰도 추락
연비, 꼼수 부려 재검증 했지만 ‘불합격’…도덕성 논란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김 모씨 “최근 아우디 A4를 구입하기 위해 알아봤는데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올랐다”며 “다른 수입차 업체들은 모두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중에 아우디와 폭스바겐만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비난했다.


‘뻥 연비’ 막을 카드도 ‘뻥’


아우디는 최근 연비를 과도하게 부풀린 사실이 국토부에 적발됐다. 특히 아우디는 독일에서 직접 장비를 공수해 재검증을 실시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아 국내 소비자에게 어렵게 이룩한 신뢰도 무너지고 있다.
지난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자기인증 적합조사에서 A6 3.0 TDI(표시연비 13.1㎞/ℓ)의 실제 연비가 표시연비보다 10% 이상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허용오차 범위 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아우디는 국토부의 결과에 반발해, 독일 본사 엔지니어들이 직접 장비를 가져와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들 앞에서 직접 연비측정을 진행했지만 역시 10% 이상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아우디는 시판되는 차량보다 무게가 덜 나가는 차량을 연비측정에 사용하는가 하면 도로 마찰저항을 줄이기 위해 폭이 좁고 마모가 심한 바퀴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져 신뢰도 에 치명타를 입었다.


브레이크 소음 논란


최근 아우디 차량의 브레이크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차주가 늘어나고 있다. 16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이 운영하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아우디의 주력차종인 A6의 소음을 호소하는 신고가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2013년식 아우디 A6 3.0TDI quattro모델을 구입한 유 모씨는 “저속구간에서 브레이크 작동시 심한 소음이 발생한다”며 “차량 출고 시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4년형 A6 2.0 TFSI를 구입한 안 모 씨는 “브레이크 작동시 마다 강력한 소음이 발생해 A/S센터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여전히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서비스센터를 통해 패드 자체 재질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개선이 힘들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한 A6 2.0 TDI 소유주인 김 모씨도 브레이크 소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김 씨는 “겨울철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소리가 심하다”며 “서비스센터에도 이런 증상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아우디의 브레이크 소음 논란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우디 동호회 등에 따르면 A6 뿐만 아니라 A4와 SUV차량인 Q5에서도 소음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A4차량도 지난해 겨울 ‘차량결함신고센터’에 집중적으로 결함의심이 신고 됐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브레이크 소음의 원인은 자동차 결함과 무관한 차량의 고유한 특성에서 비롯된다”며 “아우디 차량은 퍼포먼스 위주의 차량이어서 브레이크 패드가 하드(메탈)하게 제작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우디 차량의 경우 브레이크 작동시 강하고 짤게 밟아 주어야 한다”며 “하지만 느리고 길게 밟으면 분진이 발생해 소음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브레이크 패드 등에서 떨어진 분진가루가 많아 불완전 연소되어 굳으면 소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화(硬化)된 분진가루가 소음을 유발 시킨다는 것이다.


겨울철 특히 심해?

특히 겨울철에 소음이 심한 건 기온이 내려가면서 제동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도 주장했다. 고성능에 초점을 둔 브레이크 패드일수록 브레이크 작동 범위가 고온에 맞춰져 겨울철에는 제동장치 내부의 최소 작동 온도가 35~100℃ 이하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패드에 물기가 묻었을 경우 소음이 많이 발생한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레이크 소음 논란 ‘일파만파’…결함 가능성 제기 ‘어떻게’
아우디폭스바겐, 차 한 대 값도 안 되는 ‘생색 기부’…“옹졸해”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우디는 고성능 브레이크 패드를 사용해 분진이 많이 발생하고 소음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브레이크 패드를 적절히 배치해 소음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우디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차량의 브레이크 패드를 교환해 주고 있으나 운전 습관에 따라 동일하게 반복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유상으로 서비스가 될 수 도 있다”며 “운전 습관에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리콜과의 연관성 있나?

아우디는 지난 8월말 브레이크 결함으로 전 세계 차량 7만대 리콜을 발표했다. 리콜 대상 또한 2012년 3월부터 12월까지 생산된 A4, A5, A5 카브리올레, A6, A7, Q5, Q7 모델이다.


당시 아우디 대변인은 “이들 모델에서 엔진 오일이 진공관을 통해 브레이크로 유입되는 문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아우디코리아측도 3.0 TDI 엔진 장착 일부 차량의 브레이크 배력 장치와 진공펌프 사이 진공 라인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자발적 리콜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브레이크 배력장치로 엔진오일이 유입된 차량은 브레이크 배력장치가 손상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브레이크의 성능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지만 브레이크 페달에 전해지는 압력이 배가되지 못해 운전자는 제동을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좀 더 강하게 밟아야 한다. 이는 차량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줄 이은 리콜 ‘오명’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 2013년 10월 이후 10건의 리콜이 발생했다. 지난2013년 10월 아우디 A6 2.4Q 등의 모델의 연료탱크에 설치된 롤오브 밸브와 벤틸레이션 라인 연결부위에 균열이 발생해 연료가 누유 되는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발견되면서 리콜이 실시됐다. 또한 지난해 7월에는 아우디 A4 2.0리터 TFSI엔진 장착 차량에 잘못된 유형의 촉매 변환기가 장착됨 1만대 가까이 리콜이 실시됐다.


지난해 9월에는 아우디 A6,A7,Q5, Q7의 2012년 3월부터 12월까지 생산 된 차량 중 2세대 3.0리터 TDI(디젤)엔진 장착 차량에서 브레이크 배력장치 결함이 발견돼 2743대 리콜됐다. 지난 11월에는 아우디코리아는 국내 판매된 2013년~2015년식 아우디 A4와 S4 일부 차량에 전방 에어백이 팽창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발적 리콜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쥐꼬리’ 사회공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지난 2013년 매출액을 살펴보면 2조1532억원. 영업이익은 407억원. 국내에서 4만5700대(아우디2만44대, 폭스바겐2만5649대)를 판매했지만 기부금은 2억100만원에 그치면서 사회공헌에 대한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전년도에는 매출 1조5444억원에 영업이익 522억원을 올렸지만 기부는 1억100만원에 그쳤다. 이는 국내에서 차량 한 대를 팔았을 때 약 4400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년도에는 3000원에 머물렀다. 이는 경쟁 브랜드인 독일 수입차 벤츠코리아(2만4800대)의 기부금 4억5100만원도 마찬가지다.


한국 시장에서 3만3066대(차량 1대당 평균 판매가 6948만원)를 팔아 한국 진출 사상 최초로 3만대 고지를 돌파한 BMW코리아의 경우 기부금으로 36억 원(미래재단 20억 원 포함)을 써 독일 수입차 3사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대자동차는 기부금으로 약 567억원, 기아자동차는 약 251억원을 집행한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차량 1대당 기부금은 현대차가 약 8만8000원, 기아차가 약 5만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비롯한 독일 수입차 3사가 국내 자동차 업체에 비해 쥐꼬리 기부를 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그에 대한 부를 축적한 만큼 사회공헌에 지금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회공헌은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것으로 소비자의 마음에서 벗어나면 수입자동차의 상승세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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