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업부진 이어 홍콩 매장 철수설 ‘모락 모락’

▲ 사진=SCMP 화면 캡쳐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미샤가 계속해 ‘실적’ 논란에 휘말리며 서영필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매장에서 영업 손실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홍콩에서 미샤 매장이 모두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업계 1위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등이 경쟁하게 됐고 미샤는 그 뒤를 쫓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카드인 ‘해외 사업’마저 힘을 쓰지 못한다면 미샤의 미래는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홍콩 매장 20개 전부 뺏다” VS “일부 매장만 문 닫은 것”
국내에서 힘 못 쓰는 미샤‥더페이스샵‧이니스프리만 신났다


화장품은 ‘고가’라는 인식이 당연했던 시절 혜성처럼 떠오른 것이 미샤였다. 저가형 상품을 위주로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브랜드숍 사이에서도 늘 ‘최고의 자리’에 있었지만 어느 순간에서부터 이 같은 순간들은 모두 과거의 일로 되어 버렸다.


홍콩 ‘괴소문’ 무엇?


1월 초 유통업계에서는 ‘괴소문’이 돌았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홍콩에서 철수했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2일 미샤가 홍콩 내 20개에 달하는 매장을 모두 닫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홍콩섬 애드미럴티의 복합 쇼핑몰인 퀸스웨이 플라자 미샤 매장은 지난 2일 알림판을 내걸었다. 알림판에는 “미샤는 더 이상 영업하지 않습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이에 놀란 홍콩의 미샤 직원들이 노동당국에 신고하면서 이가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홍콩언론들은 현재 관련 당국이 정확한 내용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폐쇄한 홍콩 미샤 매장은 종업원들에게 ‘점포 폐쇄’ 뿐 아니라 ‘해고에 따른 배상 조건’에 대한 설명 역시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지 보도에 대해 에이블씨엔씨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20곳 중 3개만 닫은 상황이다. 사업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철수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판매 대행업체와 계약을 했다. 그 회사의 주문을 받아서 수출을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판매대행사의 모기업이 사정이 안좋아 지면서 폐점까지 이어졌다”며 “사전에 듣지 못했지만 일시적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미샤로서는 ‘괜찮았던’ 사업처였던 홍콩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미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미샤 본사의 말 보다는 ‘현지 언론’을 더욱 믿을 수밖에 없다.


영업부진에 한숨만


홍콩 뿐 아니라 국내 사정도 좋지 않다. 미샤는 2013년에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에 화장품 브랜드숍 1위 자리를 내놓았다. 하지만 2위 자리 조차 지키는 데 실패했다. 이듬해인 2014년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에게 2위 자리까지 뺏기며 3위로 추락했다.


2012년만 해도 이런 부진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2011년 3302억원의 매출을 올린데 이어, 2012년 452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무려 1년 사이 1200억원가까이 매출이 상승해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당시에는 영업이익도 335억원에서 536억원으로 올라서며 안정세에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3년 들어 급격히 판세가 달라졌다. 매출은 4424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131억까지 추락했다.


미샤가 추락하는 사이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3분기 실적에서도 이가 그대로 드러났다.


업계 1위 더페이스샵은 150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158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전년동기 대비 11%늘어난 매출액이었다. 반면 이니스프리는 ‘효율’에서 웃었다. 이니스프리는 매출에서는 1174억원으로 더페이스샵보다 낮은 성과였지만 영업이익에서 205억원으로 ‘알짜 성적’을 받아들었다.


반면 미샤는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매출에서는 1040억원으로 이니스프리와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영업이익은 8억 8000만원에 그쳤다.


2분기 역시 참혹한 성적표였다. 미샤를 운영 중인 에이블씨엔씨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9% 감소했다고 1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60억원으로 2.95% 늘어났으며, 당기순손실은 17억원으로 770.71% 증가했다.


미샤는 당시 “작년에 직영매장을 100개이상 늘리면서 이에 대한 비용이 조금 많이 나왔다. 때문에 순이익이나 영업이익에서 줄어든 면이 있지만 1분기에 비해서 2분기는 적자폭이 상당히 많이 감소됐고, 3~4분기가 되면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었다.


미샤의 말처럼 3분기 흑자로 전환됐지만, 이미 업계 1-2위와 격차가 벌어져 있어 ‘미샤 위기론’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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