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콘도 ‘페이퍼컴퍼니’ 의혹…후계자 서준혁 경영능력 ‘물음표’

▲ 대명그룹 박춘회 회장(대명그룹 홈페이지)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국내 레저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대명그룹(회장 박춘희)이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위장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의혹의 중심에 있는 해당 회사는 지난 14년간 매출이 전무해 위장 계열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대명그룹의 차기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대명홀딩스 서준혁 대표가 최근 외식사업부를 매각하면서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까지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대명그룹에 일고 있는 의혹과 후계자 경영능력에 대해 짚어봤다.


공정위, 미편입 고의성 여부 판단…행정처분
외식사업 매각‥또 다른 무능함 보여준 사례


리조트와 레저사업으로 유명한 대명그룹이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위장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14년간 계열 미편입 상태에서 42개에 이르는 사업목적을 등기하고도 관련 영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의혹을 낳고 있다.


‘대명콘도’, 어떤 회사?


위장계열사 의혹이 일고 있는 회사는 ‘대명콘도’이다. 대명콘도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 2001년 8월 27일 대명유통에서 대명콘도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어 사업목적 사항에는 부동산매매 및 임대업, 관광 숙박업, 종합 휴양지 경영관리업 등 대명그룹 사업영역이 대부분 명시돼 있으며 모두 42개에 이르는 사업목적이 등기돼 있다.


▲ 대명콘도 등기부등본(스페셜경제)
아울러 대명그룹 박춘희 회장 동생인 대명그룹 박흥석 사장이 대표이사로 명시돼 있고 사내이사와 감사 역시 대명그룹 임원으로 기재돼 있어 대명콘도의 실질적 지배력이 대명그룹 특수관계인에게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대명그룹 박흥석 사장(사진제공 뉴시스)
하지만 대명그룹의 하나뿐인 상장사인 대명엔터프라이즈의 사업보고서 계열사 현황에는 대명콘도가 빠져있다는 것.


공정거래법에 의하면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이 지배하는 회사에 대해서 계열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더불어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규정에는 공정거래법상 계열관계가 있는 회사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는 현행법상 대명그룹 특수관계인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대명콘도가 대명엔터프라이즈 사업보고서 계열사 현황에 명시되었어야 하는데 빠진 것이다. 공정위는 이처럼 현행 공시제도를 위반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위장계열사 혹은 미편입계열사로 규정하고 고의성 여부를 판단해 검찰 고발 및 국세청 통보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대명그룹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대명콘도라는 상호명을 다른 3자가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등기부등본상에만 유지하고 있는 회사”라면서 “영업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휴면 법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장사 공시 작성 기준을 살펴보면 연결 재무제표에 해당하는 기업만 등록하게 되어있고 주요 종속회사만 계열사 현황공시를 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명콘도가 공시에 빠진 것은 회계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공정위 주무 부서를 통해 문제 여부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혹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어 질 경우 정정공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정위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위장계열사로 치부할 경우 정정공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태자 서준혁, 손 댄 사업 마다 줄줄이 실패?


이처럼 대명그룹이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위장계열사 운영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떡볶이 사업 철수에 이어 최근 외식프랜차이즈 사업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명라이프웨이는 지난 10월말 외식사업부를 수제도시락 브랜드 ‘벤또랑’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브이에스 컴퍼니에 매각했다.


대명라이프웨이는 대명그룹 박춘희 회장의 아들인 대명홀딩스 서준혁 대표가 최대주주로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 2012년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서 대표는 대명코퍼레이션을 통해 ‘베거백’이라는 떡볶이 체인점을 운영했다.


▲ 대명라이프웨이 지분현황(전자금융공시)
그러나 떡볶이 사업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 비난 여론이 일자 베거백 강남점과 목동점을 철수시키며 서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대명코퍼레이션 지분 70%(138억원)를 대명엔터프라이즈에 매각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대명코퍼레이션이 운영하고 있던 외식사업부와 항공투어몰 사업부를 상조회사인 대명라이프웨이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16억 2000만원이다. 대명코퍼레이션으로부터 외식사업부를 양도받은 이후 대명라이프웨이는 치킨과 어묵탕 등을 주 메뉴로한 ‘스토리런즈’와 고깃집 ‘시스터탄둘’을 운영했다.


하지만 이들 외식업체들이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자 서 대표는 지난 10월 외식사업을 완전히 접기 위해 사업부를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외식사업을 대명라이프웨이에 넘기기 전 대명코퍼레이션 식음료 관련 매출은 15억원에 못 미쳤으며 외식사업을 양도받은 대명라이프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15억 3000만원에 불과했다.


더불어 서 대표의 외식사업이 지속적으로 골목상권 업종과 겹치고 있다는 점도 사업철수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서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사업 매각은 서 대표의 또 다른 무능함을 보여준 사례”라며 “서 대표는 상조사업과 영화관 운영 사업 등에 뛰어들었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의 지적대로 상조회사인 대명라이프웨이는 지난 2012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져있고 영화관 운영 사업에 뛰어든 대명엔터프라이즈는 위탁운영방식에서 부동산 임대차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영업이 정지돼 영화상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 대명홀딩스 서준혁 대표(사진제공 뉴시스)
이처럼 하는 사업마다 뚜렷한 성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서 대표가 아버지 고(故) 서홍송 회장이 일궈놓은 대명그룹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