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우선협상자 선정됐지만 반대 커‥성공 가능성?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이랜드그룹이 최근 LIG건설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간 이랜드그룹은 쌍용건설 인수전에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건설업 진출을 저울질해 왔다. 하지만 쌍용건설 노조의 반대와 더불어 대규모 PF 채무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쌍용건설 인수를 포기한 바 있어 이번 인수전에서 이랜드그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

특히 이랜드그룹은 LIG건설 인수와 관련 LIG건설 핵심 자산인 글로리콘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보다는 ‘자산’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해운대 글로리콘도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위치해 ‘알토란’ 땅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M&A에 수완을 발휘해온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이 이번 LIG건설 인수전에서는 어떤 묘수를 둘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승디엔씨와 컨소시엄 구성방안 검토‥연내 계약 마무리 되나
핵심자산 ‘글로리콘도’ 매입 관심‥이랜드건설 사업분야 안 겹쳐


이랜드그룹이 또 다시 건설업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건설 보다는 ‘자산’에 더욱 관심이 많다는 평가다. LIG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해운대 글로리콘도 자산에 대한 투자에 관심이 더 크다.

지난 10월 LIG건설은 부동산 시행업체인 현승디엔씨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최종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랜드는 현승디엔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매각 측과 최종협상이 마무리되면 올해 내에 계약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LIG건설이 당초 예상했던 500억~600억원 보다 더 높은 700억원 가량에 매각 금액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LIG건설이 보유중인 부산 해운대 글로리콘도의 자산가치가 상승하면서 회사 매각가격도 다소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상 ‘돌발 변수’만 없다면 올해 안에 무리 없이 매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LIG건설 인수전에서 재무적 투자자(FI)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여진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현승디엔씨의 경우 사업 시너지는 충분하나 자금 조달에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하지만 이랜드그룹과 손잡으면서 인수대금 조달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건설업 진출로 보기 어려워?


그간 이랜드는 쌍용건설 인수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이랜드그룹이 이랜드건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신세계건설처럼 이랜드그룹 내 물량을 소화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종합건설사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간 이랜드그룹이 건설업 진출 고심을 해오기는 했지만 이번 LIG건설 인수전 참여는 핵심 부동산인 해운대 글로리콘도만 매입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사업부 자체 인수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LIG건설 사업부 인수는 현승디엔씨측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현승디엔씨의 경우 주택건설사업만 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콘도 등 리조트 사업이 부담이 크다는 것. 특히 해운대 글로리콘도 예상 가격은 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에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랜드그룹은 현승디엔씨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검토하는 단계이며, 건설사업부 인수 보다는 해운대 글로리콘도만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랜드건설과 LIG건설 간 사업 영역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랜드그룹은 이미 이랜드건설을 계열사로 가지고 있고 (LIG건설)인수 시 콘도 사업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사업이 겹치는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랜드건설은 지난 1997년 이랜드에 합병된 뒤 2001년 독립법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100% 자회사다. 이랜드월드는 최대주주인 박성수 회장 지분 40.59%를 포함해 계열회사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99.57%를 보유하고 있다.


해운도 글로리콘도 금액만 200억 상회


이랜드그룹이 눈독을 들이는 해운대 글로리콘도는 인수 금액은 730억원 가까이 올랐다.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해운대 글로리콘도 금액이 200억원 이상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위치해 ‘알토란’ 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해운대 글로리콘도는 총 244실 규모로 해운대 바닷가가 보이는 해수욕장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를 찾는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 유치 열기도 뜨겁다. 인근에 5성급 호텔인 웨스틴조선 파라다이스 그랜드 노보텔 파크하얏트가 인접해 있고 롯데호텔이 2018년 까지 101층 높이의 해운대 관광리조트를 조성할 예정이어서 관련 투자업계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LIG건설 기업어음(CP) 부당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구자원 LIG그룹 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왼쪽)과 차남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시공능력 59위 LIG건설‥매각 실패 시 ‘파산’ 압박 커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승디엔씨가 LIG건설 인수를 위해 이랜드와 컨소시엄을 추진하면서 이번 인수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인수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미 LIG건설은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LOI 제출 후보들의 자금증빙 여부가 불투명해 유찰돼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분석이다.

2000년대 중반 건영건설과 한보건설을 인수해 설립한 LIG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규모 미분양과 해외사업 손실이 유동성 악화를 초래했고 지난 2011년부터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또 재무상황 악화로 상환 능력이 없는데도 2010년 10월부터 법정관리를 신청한 2011년 3월까지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았다. 이후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가 사재를 출연, LIG건설의 사기성 CP 투자자 전원에게 피해를 보상키로 하는 등의 부침을 겪었다.

이랜드그룹이 LIG건설 인수를 통해 LIG건설의 핵심 자산인 해운대 글로리콘도를 품에 안을지 또 새 주인 찾기에 나선 LIG건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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