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1박3일의 빡빡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불미대화의 불씨를 살렸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외교참사’라고 표현할 정도로 날카롭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고, 그 바탕위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만 바라보며 또 평화와 대화를 추진한다는 문재인 안보외교의 민낯”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를 구경하다 왔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당초 단독회담은 15분간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12시 18분에 회담이 시작된 후 두 정상의 모두발언에 이어 기자단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문답이 27분가량 이뤄지면서 실제로는 29분동안 진행됐다. 그러나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은 사실상 2분 정도 진행됐다.

당시 10개가 넘는 질문을 트럼프 대토령이 독점하는 동안 문 대통령 내외는 웃으며 지켜보는 것이 전부였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저러려고 미국 갔나 생각하시는 분 많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2분 만나주고 미국산 무기를 대량으로 팔고, 문 대통령은 미북회담이 완전 끝난건 아니다라는 답변만 듣고 온 셈”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비핵화 문제보다 한국에 무기를 파는 것에 더 관심이 있어 보였다는 시선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의 무기구매 사실을 깜짝 공개하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장비를 만드는 나라”라며 “이런 큰 구매를 해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미국의 의도를 간파하지 못하고 이용만 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에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귀국 후 이른 시일 내에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퍼주기식’으로 대북지원을 해왔음에도 북한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풀리지 않을 경우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로 대응해왔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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