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132억원…초중질원유 확대로 원가 절감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오일뱅크)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현데오일뱅크가 홀로 웃었다.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현대오일뱅크가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남미산 초중질원유 투입 확대로 원가 절감을 추진한 결과다.

 

현대오일뱅크는 30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25517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가하락과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조정으로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764억원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현대오일뱅크가 2분기 7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했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유가가 급락하고 수익성 척도인 정제마진도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상황이 벌어진 까닭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 1분기 5632억원의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현대오일뱅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이 저렴한 초중질원유의 투입 비중을 높여 원가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초중질원유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황 등 불순물이 많아 정제하기 까다롭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된 탈황시설을 갖춘 덕에 초중질원유 투입 비중을 높일 수 있었다. 경쟁사 대비 5~6배 높은 33%까지 확대, 원가를 절감했다.

 

생산설비도 유연하게 운영, 마진이 양호한 경유 생산에 집중해 수익을 개선했다. 경유는 수송용·산업용·발전용으로 두루 쓰이기 때문에 항공유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경쟁사들이 석화와 윤활기유 사업에서 일부 보전한 것과 비교해 차별화된다. 덕분에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에서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의 20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다.

 

혼합자일렌 제조사업과 카본블랙사업, 상업용 유류터미널사업에서는 각각 323억원, 65억원, 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힘을 보탰다.

 

현대오일뱅크의 하반기 전망도 밝다. 산유국의 감산조치 연장에 따른 원유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이동제한 조치 완화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도 개선될 전망이다. 주력 유종인 남미 산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높아지는 점도 고무적이다. 초중질원유 가격 상승은 중동 산 원유에 비해 더딜 것으로 예상돼 현대오일뱅크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정기보수 기간 중 하루 2만배럴 규모의 탈황설비 증설작업을 완료해 초중질원유 추가 투입이 가능해졌다하반기에는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석유제품 시황이 개선되면 연간 흑자전환도 노려볼 만 하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외 다른 정유사에서는 흑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1643억원), SK이노베이션(-4397억원)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달 중순쯤 실적을 내놓는 GS칼텍스 역시 수천억원대 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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