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한국의 전통적인 ‘수출 효자품목’ 업종의 주요 상장사들이 올해 상반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반도체·화학·철강·중공업 등 수출 주력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특히 반도체 기업들은 영업이익이 최대 80%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경제보복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전 산업에 걸쳐 비상이 걸렸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2715억4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효자품목으로 불렸던 반도체의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2.5% 급감한 474억71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한 13조2248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80%나 감소한 1조3774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1분기보다 10%포인트 감소한 9.8%에 머물렀다. SK하이닉스가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2012년 4분기 2%를 기록한 이후 26분기(6년6개월)만이다.

이같은 실적부진은 이미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업계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수요 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의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모두 줄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4.24% 줄어든 56조원의 매출과 56.29% 감소한 6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대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정유화학, 철강, 중공업 등도 실적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중 부역분쟁 등에 다른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제품·원재료 간 가격 차이)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은 25조952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8286억원으로 47.0% 감소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13조1035억원, 영업이익은 41.6% 감소한 4975억원이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경우 매출은 13조816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6%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428억원으로 59.9% 급감했다.

2분기만 보면 매출은 1.8% 증가한 7조1774억원, 영업이익은 62% 감소한 2675억원이다.

철강·조선업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익성은 크게 떨어졌다.

포스코의 올 상반기 매출은 32조3355억원, 영업이익은 2조271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17.1% 줄었다.

현대중공업지주도 매출은 0.7% 증가한 13조3152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영업이익이 48.2% 절반 가량 줄어 3464억원엔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조선부문의 경우 지난 상반기 미중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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