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
삼성전자·SKT·KT·네이버·카카오 한 자리에
AI 반도체 첫 공개…기술 개발·인재 양성 등 공유

▲   SKT 연구원이 AI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한국을 대표하는 ICT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인공지능 강국’으로의 도약을 기치 삼아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생태계 확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산 킨텍스에서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를 개최했다. ‘IT 강국을 넘어 인공지능 강국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디지털경쟁력 세계 3위 달성 ▲지능화 경제효과 455조원 창출 ▲삶의 질 세계 10위 달성 등의 목표가 제시됐다.

이에 발맞춰 SK텔레콤‧KT 등의 통신사, 네이버‧카카오 등의 ICT 기업, 삼성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연구 현황과 비전 등을 발표하며 AI 선진국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입을 모았다.

AI 반도체 발표한 SK텔레콤

먼저 SK텔레콤은 행사에서 AI 반도체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향후 “정부,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대한민국이 ‘AI 1등 국가’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윤 SK텔레콤 CTO는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출시는 SKT의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뤄낸 쾌거”라며 “향후 AI 반도체와 SKT가 보유한 AI, 5G, 클라우드 등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톱 수준의 AI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AI 반도체는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다른 반도체 제품과는 달리, AI 연산에 특화된 효율성을 확보해 인공지능의 두뇌로 불린다.

SK텔레콤은 “현재 대다수의 기업들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GPU는 가격이 비싸고 전력 사용량도 많다. 이로 인해 운영비용이 높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발표한 AI 반도체는 현재 데이터센터에 즉시 적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름은 ‘사피온(SAPEON) X200’이다. SK텔레콤은 “SAPEON X220은 기존 GPU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며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 동시에,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고 전력 사용량도 80%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SAPEON X220을 정부 뉴딜 사업인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사업’ 과 ‘MEC기반 5G 공공부문 선도적용 사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과기정통부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SAPEON X220의 후속 반도체 모델도 개발 중이며, 오는 2022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AI 기술개발‧인재양성 위한 협력 강조한 KT

KT는 “AI 1등 대한민국을 위한 ‘모두가 함께하는 AI를 주제로 잡았다. 기업 간, 분야 간 경쟁을 허물고, 협력을 통해 AI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개발을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현재 인공지능 관련 산‧학‧연 협의체인 ‘AI원팀’을 이끌고 있는 KT는 구현모 대표, 전홍범 AI/DX 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의 주요 임원들이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발표를 맡은 전 부사장은 “AI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업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AI 1등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T는 9개 산학연 및 기업이 힘을 모아 'AI 원팀'을 구성해 AI 전문인력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AI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생산성을 20% 높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KT는 AI원팀의 일원인 현대중공업과 함께 제작한 한 쌍의 '로봇 MC'를 행사 개막식 도우미로 활용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 부사장은 “KT의 인공지능 서비스 기가지니로 AI 서비스의 대중화에 기여했고, KT가 추진한 목소리 복원 프로젝트가 청력이나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며 “불편을 해소하고 보다 나은 삶을 돕는 '새로운 가능성의 AI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데이터 댐으로 벤처‧스타트업 양성하는 네이버

지난 7월 정부의 한국형뉴딜 발표식에서 “데이터댐 구축을 위해 네이버의 데이터를 공개하겠다”라며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던 네이버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네이버는 이날 ▲데이터샌드박스 연내 공개와 개방 ▲벤처‧스타트업 등의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 지원 등을 발표했다.

발표를 맡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자사 등의 보유 데이터와 데이터 활용·분석을 위한 환경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데이터샌드박스를 연내 공개하고, 금융데이터거래소를 통해 쇼핑 및 지역 비즈니스 데이터를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데이터 공개를 통해 민간이 자체적으로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을 높일 수 있는 스타트업·벤처 지원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

이어 사람의 섬세한 움직임까지 학습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소개하며 “네이버는 ‘연결’이라는 DNA를 바탕으로 AI, 로봇, 고정밀 데이터 등의 연구 성과를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더 나아가 세계인들이 쉽고 편리하게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나가겠다”고 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AI연구 기관인 ‘글로벌 AI 연구벨트’도 언급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세계 최고 AI 연구소 ‘네이버랩스유럽’에서 세계적인 기술 석학들과 함께 한 AI 포 로보틱스(AI for Robotics) 워크샵을 시작으로,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벨트가 미-중 기술 패권에 대항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에서 성과 내고 있는 카카오

카카오는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 기업을 선언한 후 진행 중인 각 산업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강성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현재 자사의 인공지능 연구인력은 전체 870명 중 350명에 달한다”며 “미국 예일대가 주최한 스파이더 챌린지에서 4위, 딥패션 챌린지에서 2위에 랭크되고 autoML에서 우승을 하는 등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 기술 산업적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웹툰 플랫폼이 픽코마는 전 세계 만화‧소설 시장 앱 매출 1위를 달성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아파트에서도 카카오의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자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사용자 브랜드 등의 강점을 활용해 인공지능을 통한 경제사회 전반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똑똑한 가전’ 만드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감염병 대유행(판데믹)이나 재난 등의 난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연구소 설립‧운영 현황을 공유했다. 또한 ▲통신 기지국 운영 ▲8K TV 화질 개선 ▲로봇 ▲세탁기‧냉장고 등에 인공지능이 적용된 사례도 공유했다.

발표를 맡은 이경운 삼성전자 전무는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창출하도록 인간 중심의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비전(공정성, 책임성, 투명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확보해 인공지능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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