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4조원어치 환매 중단된 증권사…그래도 판다

윤성균 기자 / 기사승인 : 2020-08-06 21: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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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의연대와 사모펀드 피해자공동대책위원회 준비모임은 지난 6월 30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사모펀드 책임 금융사 강력 징계 및 계약취소 결정 촉구 금감원 의견서 제출 기자회견’ 열었다. (사진촬영=윤성균 기자)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증권사가 사모펀드 판매 채널 중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의 규모도 은행보다 컸다. 문제는 잇단 사모펀드 사태 이후로도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옵티머스 펀드와 같은 사기행위에는 무방비로 노출될 우려를 안고 있다.

6일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환매 중단된 펀드의 총 규모는 약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약 4조원이 증권사에서 판매됐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연루된 증권사만 17곳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가 1조2800억원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다. 다음으로 ▲대신증권 8400억원 ▲NH투자증권 4900억원 ▲교보증권 3300억원 ▲키움증권 2600억원 ▲삼성증권 1700억원 ▲KB증권 1200억원 ▲한국투자증권 1100억원 등 순이다. 이외에도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IBK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1000억원 미만 규모로 환매 중단된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 주요 증권사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현황 ※윤창현 의원이 금감원으로 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자료를 집계한 것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DLS 3980억원 ▲라임 펀드 3248억원 ▲젠투파트너스 펀드 3900억원 ▲알펜루트 펀드 1700억원 등이 환매 중단된 상태다.

대신증권은 ▲라임 펀드 8100억원(리테일 판매 1075억원) ▲디스커버리 펀드 279억원 ▲옵티머스 45억원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6억원 등 환매 중단된 펀드를 팔았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4300억원 ▲독일 헤리티지 DLS 240억원 ▲라임계열 펀드 152억원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100억원 ▲디스커버리 펀드 72억원 ▲자비스 펀드 5억원 등 약 4900억원의 펀드 환매가 묶였다.

증권사의 경우 상위 판매사 몇 곳을 제외하고는 은행권에 비해 손실 규모는 적지만 중소형의 증권사들이 다수 연루된 모양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손실 복구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한 것에 비해 중소형 증권사들은 아무래도 대응 인력도 없고, 보상 여력도 부족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영업활동에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판매 늘린 증권사
잇단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로 시중은행이 사모펀드 판매비중을 줄인 반면, 증권사들은 사모펀드 판매비중을 꾸준히 늘린 것도 눈길을 끈다. 투자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증권사로서 사모펀드를 취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모펀드의 80% 이상이 증권사에서 팔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종합통계 서비스에 따르면, 라임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이전인 2019년 7월말 기준 전체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312조6771억원을 기록했다. 올 6월말 기준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349조1390억원으로 11%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판매잔고가 29조51억원에서 21조8667억원으로 크게 준 것과 비교되는 모양새다.

다만 개인 투자자에 대한 사모펀드 판매비중은 증권사 또한 줄었다. 지난해 7월말 기준 증권사의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잔고가 15조8045억원이었지만, 올 6월말 기준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잔고는 15조345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사모펀드 상품을 찾는 개인 투자자가 그만큼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이은 환매중단 사태로 사모펀드가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지만, 괜찮게 운영되는 사모펀드도 있다”며 “판매사들도 상품 심사를 철저히 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옵티머스 펀드처럼 자산운용사가 처음부터 펀드 사기를 기획하는 경우다. 증권사가 투자제안서를 꼼꼼히 점검한다고 해도 금융 사기를 완전히 예방하기는 힘들다.

증권업계에서는 판매사와 수탁사의 감시 의무와 권한을 강화하는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방안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도 사모펀드 운영 현황을 전수조사하기로 했다”며 “업계 차원에서 사모펀드의 판매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일련의 과정에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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