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깜짝 케이크 선물에 감사 인증샷
7년 소회 질문에 “자네들이 돌아보고 말해줘”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내가 돌아봐야 뭐 하나? 자네가 돌아보고 말해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의 취임 7주년은 소탈했다. 

 

박 회장은 21일 자신의 SNS에 직원들로부터 받은 깜짝 축하선물 인증샷을 남기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7주년 기념을 갈음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작업복 차림으로 케이크와 꽃바구니를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산으로 급식이 어려워진 종로 쪽방촌을 찾아 빵 배달 등 봉사활동을 했다.

 

박 회장은 빵 배달하고 바로 이어서 급식소 구호품 포장 작업을 하느라 작업복을 입은 채로 상의 사무실에 왔는데 취임 7주년이라고 꽃과 케이크를 들고 임원들이 들이닥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에 지난 7년 돌아보니 어떠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그 질문에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내가 돌아봐야 뭐 하나? 자네가 돌아보고 말해줘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 회장은 20138월 손경식 회장 후임으로 상의 회장에 취임해 16개월의 잔여 임기를 수행했다. 이후 20153월 만장일치로 제22대 회장에 추대돼 3년 임기를 마쳤고 연임에 성공해 현재 7년째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며 한 차례만 연임이 가능한 규정상 임기에 맞춰 내년 퇴임한다.

 

박 회장은 경제계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정부,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때로는 격려를, 때로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기업이 최선을 다해서 각자 처한 입장에서 대처하는 것이 국가가 부담을 덜고 대처할 수 있는 길이라며 경제계의 불만을 다독였고,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순방 이후홀대론이 불거졌을 때도 1년 동안 중국하고 우리가 교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경제적 피해를 많이 봤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많은 사람이 가서 관계 개선을 하고 왔으면 박수 치고 환영해 줘야 할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정부와 정치권에도 할 말은 했다. 지난해 9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놓고 여야가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자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연말에는 동물국회, 식물국회, 아수라장국회라는 말까지 나오며 경제입법이 막혀 있는데 20대 국회 같은 국회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국회와 공무원, 기득권 세력으로 인해 규제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최대 40조원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규제개혁 전도사를 자청하며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적극 나섰다. 지난해 박 회장은 경제·규제개혁 입법 촉구를 위해 20대 국회를 16번이나 찾았다. 당시의 일화를 소회하며 규제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눈물을 비칠 정도로 매진했다. 덕분에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국회 처리와 시행을 이끌어 낸 데 이어, 세계 최초의 민간 규제 샌드박스를 대한상의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 인해 대한상의의 위상은 높아졌다. 빅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대신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2013년 취임 당시 약 144000개이던 회원사도 18만여 개로 늘어났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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