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이슈메이커’ 조국…‘포스트 문재인’ 꿈꾸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연일 화제가 되는 청와대 ‘페이스북 스타’가 있다. 바로 조국 Blue House Senior Secretary for Civil Affairs and Justice(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다.


기자들 입장에선 조 수석의 무분별한 SNS(소셜네트워크) 사용을 두고 비난할 이유가 없는데, 그가 종종 화제가 될 만한 기삿거리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조 수석과 대학교 동기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말한다. 그의 대학시절 별명은 ‘입 큰 개구리’였다고.

나쁜 것만은 아닌 게 축구선수나 조폭 등 유명인들의 경우 항상 다양한 별명들이 붙는다. 그 만큼 조 수석이 어릴 때부터 꽤나 주목을 받는 인물이었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다.

사실 조 수석은 2년 전쯤 페북 활동을 중단했다. 페친(페북친구)들에게 자신이 2017년 5월 11일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임명됐다고 알리면서부터 그랬다.

그러나 작년 7월 페이스북에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 애도 글을 시작으로 정국 현안에 대해 발언을 이어가더니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폭로 논란을 기점으로 다시 활발한 SNS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만 해도 ‘죽창가’, ‘대법원 판결 부정·비난하면 친일파’ 등으로 연일 ‘이슈메이커’ 또는 ‘트러블메이커’가 되고 있는 조국 수석. 

 

일각에선 ‘SNS 소통수석이나 해라’, ‘사이버 정치인이다’, 조벨스(조국+괴벨스 합성어)’라는 비난의 화살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한국판 ‘1인 미디어 왕자’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르는 조 수석이 대통령 참모가 지나치게 나선다는 비난에도 ‘SNS 왕좌’를 수성할 수 있을지, 특별히 궁금하진 않을지도 모르나 조금은 색다른 시선으로 비틀어봤다.

‘조선·중앙’에도 쓴소리할 줄 아는 남자

한국판 ‘1인 미디어 왕자’ 그 이름 조국

 

관심종자(Attention Seeker). ‘타인에게 주목받고 싶어 관심을 과도하게 끄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로, 줄임말로는 ‘관종’이라 한다.

작금의 사회에서 ‘관종’들을 나쁘게 볼 수만은 없는 것이 잘만 하면 ‘노이즈 마케팅’이 되는데, 특히 기업체나 연예인, 기자 등이 그렇다. 이들에게 관심은 곧 ‘돈·자기만족’ 등이 되기 때문이다.

TV와 종이신문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지금은 개인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자신을 능동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이므로 이런 맥락에서 조 수석의 활발한 SNS 활동은 시류에 뒤처지지 않고 흐름을 주도하는 행동이라 볼 수 있다.

SNS상에서 강력한 여론 조장을 주도하고 있는 조 수석이 기존 기득권 미디어를 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조 수석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8회(15일자 방송)에 소개된 조선·중앙일보의 일본판 기사 제목을 언급하며 “혐한(嫌恨)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분노를 토했다.

그러면서 “한국 본사 소속 사람인가? 아니면 일본 온라인 공급업체 사람인가? 어느 경우건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며 두 신문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가뜩이나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경제보복 조치로 ‘죽창으로 대응하자’로 읽히는 ‘죽창가(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노래)’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지난 13일)할 만큼 상당히 민감해져 있는 조 수석이었다.

그런 그가 조선·중앙일보의 일본판 헤드라인을 두고 ‘매국(賣國·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라를 팔아먹음)’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SNS를 통해 여론을 주도할 만큼 영향력을 가진 그가 기존 기득권 미디어를 향해 ‘정문일침’을 날리는 통쾌한 장면으로 해석됐다. 물론 문재인 정권 지지층의 시선에서 말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일당백 조국, 1건의 포스팅으로 기사 수백개 생산

조 수석이 지난 4~5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국정 현안과 관련해 페북에 게재한 글은 30건이 넘었다.

6월엔 법무부 장관 영전 준비로 바쁜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페북 게시글은 고작 6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 4일부터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되자, 조 수석은 다시 활발한 SNS 활동에 나섰다. 13일~20일까지 무려 32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 대목에서 조 수석은 명실상부 ‘SNS 이슈메이커’임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1건의 포스팅으로 수백 개의 기사를 생산해 냈기 때문이다.

‘죽창가’부터 시작해서 ‘배포도 안 된 정부 보도자료 소개’, ‘조선·중앙일보 일본판 헤드라인 매국적’, ‘좌우 아닌 애국이냐 이적이냐가 중요’, ‘대법원 판결 부정·왜곡·비난·매도하면 친일파’ 등 언론들은 그의 페이스북 글을 받아 적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야말로 SNS상에서 일당백(一當百)의 기염을 토하고 있는 조 수석은 페이스북 게시글 하나하나에도 상당한 정성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4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 수석은 같은 달 6일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공개 반발한 데 대해 ‘문 총장의 우려 역시 경청돼야 한다’는 페북 글을 오전 10시 8분에 올린 이후 그 글을 1시간 14분 동안 15번을 수정했다.

이틀 후인 8일 오전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설명을 담은 글은 2시간 40분에 걸쳐 9번 수정했고, 같은 날 저녁엔 범여권이 제1야당을 배제한 채 밀어붙였던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옹호하기 위해 올린 글도 7번이나 수정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내 SNS 소통수석 자리를 하나 만들어 계속 페북 정치를 하게해야”라는 일각의 비아냥도 나오긴 하지만, “현안과 관련된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게 조 수석의 주장이라고 한다.

결국 조 수석이 페북 활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SNS에서의 막강한 영향력을 발판으로 대국민 여론전에 나서기 위함으로 읽힌다.

즉, 문재인 정권의 실책을 덮기 위해 또는 국정 홍보를 위해 조국 수석이 자의반·타의반 SNS를 끊을 수 없다는 것.

자천타천 ‘포스트 文’ 조국, ‘1인 미디어’로 성공할까

정치권에도 조 수석처럼 SNS 및 ‘1인 미디어’로 자신을 홍보하는 수많은 ‘이슈메이커’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는 ▲범진보좌파 진영 △더불어민주당이었다가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의원(페이스북, 유튜브 : 손혜원TV)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유튜브 : 알릴레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페이스북) ▲범보수우파 진영 △바른미래당이었다가 탈당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페이스북, 유튜브 : 이언주TV)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페이스북, 유튜브 : TV홍카콜라) △김문수 전 경기지사(페이스북, 유튜브 : 김문수TV) △‘세월호 발언’으로 유명한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페이스북, 유튜브 : 타 채널 자주 출연) 등이 있다.

한국에선 아직까지 ‘1인 미디어’를 활용해 괄목할만한 정치적 성공을 보인 인물이 딱히 없지만, 누가 뭐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미국 언론은 “선동적”이라며 비판하지만, 주요 인사와 정책 결정 등 그의 트윗 하나에 달리는 댓글은 기본 수만 개를 넘어 항상 화제와 논란의 중심에 있어 기자들은 그의 트위터에 알람을 켜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조 수석은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자천타천 ‘포스트 문재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월 13일자 <경향신문>이 트럼프 대통령을 ‘1인 미디어 왕자’라고 표현했듯, 조 수석이 ‘1인 미디어 어린 왕자’ 쯤은 꿈꾸고 있지 않을까 싶다.

SNS를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 시키고 이를 통해 대권가도까지 질주하는 것 말이다.

다만, 그의 마지막 종착지가 대권이라면 일각의 지적처럼 ‘커피 잔 들고 서있기’, ‘남 의식하며 머리카락 손으로 넘기기’ 등은 그만하고 자신의 지지층을 넘어 대한민국을 한데 묶는 통합의 리더십 고민이 최우선일 듯싶다.

 

▲조국 민정수석과 김외숙 인사수석이 지난달 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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