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와 SPA 체결

▲지난 2013년 대한항공 한식 기내식 전문 조리사가 '베를린 국제관광 박람회'에서 독일 현지 관람객들에게 비빔밥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관람객이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대한항공이 25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기내식기판 사업본부를 매각키로 했다.

 

기내식기판 사업부는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고, 여객기 운항이 정상화되면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어 알짜배기로 불린다. 연평균 매출은 3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올려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던 대한항공은 이번 기내식기판 사업본부 매각으로 약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날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사업 영업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하기로 결정하고 이사회에서 이를 심의, 의결했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에 설립된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 총 매출 131000억원, 총 자산 207000억원 규모다.

 

기내식기판사업 매각대금은 9906억원으로, 한앤컴퍼니가 설립할 신설법인에 사업을 양도하게 된다. 다만 대한항공은 향후 자사의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의 안정적 공급과 양질의 서비스 수준 확보를 위해 신설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할 계획이다.

 

거래 종결까지는 약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거래종결일 전 신설법인과 기내식 공급계약 및 기내면세품 판매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77일 기내식 사업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 매각 추진을 위해 한앤컴퍼니에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세부 실사 및 협의 과정을 거쳤다.

 

대한항공과 한앤컴퍼니는 이번 영업양수도계약을 토대로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신설법인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긴밀히 상호 협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대비, 회사의 생존을 위해 다양한 자구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412000억원을 지원하는 대신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1127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으며, 전 임직원들도 임금반납 및 휴업 동참을 통해 회사의 자구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의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놓고 투자자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시장에선 담보 금액이 3000억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내식기판사업 매각으로 대한항공은 채권단 요구를 조기에 충족하게 됐다. 이에 따라 당초 거론되던 항공정비(MRO)와 마일리지 사업부 매각 가능성은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최소 5000억원 규모의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 강행으로 인해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의 일방적인 도시계획결정절차를 막아달라는 의견서를 전달했으며 권익위는 지난 20일부터 중재에 착수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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