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국내 기업들이 실적이 하락한 상황에도 지난해에 비해 사회공헌 관련 지출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발간한 ‘2020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설문 응답기업과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기업 등 22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회공헌 총 지출액은 2조992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14.8%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18년과 비교해선 평균 기업 이익이 48.1% 급감했지만, 기업 1개당 사회공헌 지출액은 7.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1개당 평균 지출액도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분석기업의 15.5%(34개사)는 세전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회공헌활동은 여전히 이어갔다. 지난해 기업의 세전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액 비율은 4%로 2009년(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한 기업의 매출액에서 사회공헌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0.2%로 2011년(0.26%) 이후 가장 높았다.

또한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에서 기업 사회공헌의 주체·시기·대상·내용·목적·방법 전반에 있어 전통적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다른 경향도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임직원이 직접 기획하는 프로그램 증가 ▲임직원 참여도를 높이도록 근무시간을 활용하거나, 가족과 여가를 보내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 ▲단순한 현물 기부를 넘어 노하우 전수 등 무형의 가치 나눔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 활용 ▲온라인 플랫폼 활용 등의 사례가 두루 늘었다.

또한 사회공헌활동 진행 시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환경·지역사회 발전 등 사회문제 해결과 발전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과 ‘지역사회 발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은 지난해 대비 각각 3%, 3.6%가량 늘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제외하고, 생산에서 판매까지의 기업활동 전 과정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로는 ‘협력사와의 동방성장(23.9%)’가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생산활동 내 친환경 가치 실현 ▲준법경영 강화가 각각 20.9%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구체적인 동반성장 방안으로는 ▲공정거래 투명성 확보 ▲협력사 경쟁력 강화 지원 ▲유동성 지원 ▲소통활성화 ▲동반 사회공헌활동 등이 거론됐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기업들은 사회공헌 비용 지출에 있어 단기적 경영 성과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각 사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사회적 이슈 여부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커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들이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전국경제인연합회]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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