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SK건설이 고효율 친환경 연료전지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국산화에 본격 돌입한다.

이와 관련, 20일 경북 구미에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이 문을 열고 본격적인 국내 양산에 들어간다. 블룸SK퓨얼셀은 SK건설과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의 합작법인이다. 지분율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국내 부품 제조사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 SK건설의 뛰어난 시공 능력 등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 경쟁력을 제고해 글로벌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연료전지 국산화를 통해 정부의 그린뉴딜 및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정책에도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SOFC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 분산발전설비다. 발전 효율이 기존 연료전지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 백연과 미세먼지 배출이 없어 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 특히 설치 면적이 작고 안전해 도심 내 대형마트나 빌딩, 주택가 등에서도 설치할 수 있다.

SK건설은 친환경 분산전원 시장 진출에 공들여왔다. 탈원전·탈석탄 기조에 따라 에너지 공급 체계가 친환경·지역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소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 소규모 발전 설비가 유망할 것으로 판단하고, SOFC 국산화에 나섰다. 2018년 블룸에너지와 SOFC 국내 독점 공급권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해 9월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고 올해 1월에는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하며 해당 기술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블룸SK퓨얼셀은 이미 지난 7월 구미 제조공장에 생산설비를 구축해 시범 생산에 들어갔다. 빠르면 내년 1월 착공하는 연료전지 발전소부터 공급할 예정이며, 내년 연산 50MW로 시작해 2027년엔 400MW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블룸SK퓨얼셀은 수주를 확보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전문 운영 기업인 에퀴닉스가 발주한 SOFC EPC(설계·조달·시공) 공사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역에 위치한 에퀴닉스 소유 데이터센터에 6.4MW 규모의 SOFC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내년 4월 착공해 8개월 간 공사를 마친 후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SK건설은 이 공사에 자체 개발한 SOFC 복층 설계 기술인 파워 타워를 적용한다. SOFC를 복층으로 쌓아 올려 좁은 공간에도 SOFC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발전사업자로도 참여, 시공·설계를 넘어 친환경 분산발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블룸SK퓨얼셀 구미공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130여개 국내 부품 제조사와 협업해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산 부품 제조사들의 해외 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SK건설은 프로필렌 생산공정의 부산물인 부생수소를 SOFC 연료로 상용화를 추진한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운영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SK어드밴스드, 블룸에너지와 부생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연료전지 시범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3사는 내년 4월까지 SK어드밴스드 울산 PDH 공장 내에 SOFC를 건설하고 약 1년간 운영하며 상용화를 꾀할 예정이다. SK건설은 SOFC EPC를 수행하고, SK어드밴스드는 부지 제공과 부생수소 공급, 블룸에너지는 SOFC 운영 등을 각각 맡는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