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9.08.28.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 모 씨가 제1 저자로 등재된 대한병리학회 학술지 논문은 2009년 8월 출판됐다. 병리학회 편집위원회에 논문을 투고(2008년 12월)한 지 9개월 만이다.

이와 관련해 이 논문의 책임저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원래는 논문을 외국에 보내려고 한 거다. 외국에 논문을 보냈다가 리젝트(거절)되면 또 다른 데 보내야 하는데 그러면 몇 개월이 그 때마다 가는 거다. 그래서 국내 저널(대한병리학회지)에 보내기로 결정해서 늦지 않게 논문이 나오도록 해줬다”고 밝혔다. 논문의 출판 시점을 어떤 일정에 늦어지지 않게 맞췄다는 것이다.

또한 조 씨는 2009년 7월 공주대에서 3주 간 인턴십 과정을 밟았고 8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조류학회에 참가해 발표자로 나섰다. 한국물리학회가 주최한 여고생 물리 캠프의 본선 캠프에서 장려상을 받았는데 그 시기가 8월14일이다.

이처럼 제1 저자 논문 출판도, 제3 저자 논문 초록도, 학회 주최 캠프 수상 등도 모두 8월로 마감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스펙은 9월 고려대 수시모집(세계선도인재전형)에 제출된 이력서에 기록으로 남았다.

조 씨가 고려대에 제출한 서류는 보존 기한이 지나 폐기됐지만, 조 씨가 대학에 입학한 뒤 온라인상에 판매하기 위해 내놓은 이력서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엔 12개의 인턴 경력이 기재됐는데 이 대학의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9월10~14일)에 맞춰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교생이 인턴을 찾아 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인턴 일정, 출판 일정까지 원서접수 시기에 맞출 수 있었던 비결은 부모의 네트워크에 있다.

장영표 교수는 서울대 의대 77학번, 조국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이지만 두 사람의 자녀가 한영외고 같은 학년이었고 두 사람의 부인이 학부모로서 알고 지냈다는 것이다.

그런 덕분에 조국 후보자의 딸은 단국대에서, 장 교수의 아들은 서울대에서 각각 고교생 인턴을 할 수 있었는데 이런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호의로 (조 씨를) 제1 저자로 얹어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과도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단국대와 의협 등에서 윤리위원회 상정 및 징계 등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선 “처분을 내리면 따르겠다. 어쩔 수 없이 내가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주대에서 당시 인턴십을 담당했던 생명공학연구소 K(57)교수는 조국 교수의 부인과 서울대 입학 동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K교수는 “좋은 경험을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발표 초록에 제3 저자로 기재하고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씨가 딸 면접을 보는데 같이 와 놀랐고 그때까지 그 학생이 정 씨 딸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국제조류학회에 보조 발표자로 참가하기 이전에 나온 논문 초록집에 조 씨가 제3 저자로 오른 것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공주대는 21일 산학연구관에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조 씨가 이 대학의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십에 3주 간 참여한 뒤 국제학술대회에 동행한 게 적절했는지 등을 논의했지만 K교수는 참석하지 않았다.

현재 대입 수시모집에서는 논문 실적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 학교 밖 외부기관에서 수상한 실적도 마찬가지다. 외국어고나 자사고 출신 수험생을 중심으로 스펙 쌓기가 사회적 문제까지 비화한 탓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조 후보자 딸의 스펙은 논문과 수상실적, 외국기관에서 인턴십까지 완비돼 있다. 일반적인 학부모는 꿈도 꾸기 어려운 스펙”이라며 “스펙을 기획하는 데 전문가가 관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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