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KB증권 등과 AI PB 개발 추진‥클렙으로 엔터 진출
NXC, 블록체인 다음은 온라인 동영상‥디즈니 출신 CEO 영입
넷마블, 코웨이 인수‥카카오뱅크·빅히트 등에 지분 투자 활발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 국내 대표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이른바 ‘3N’이 신사업 진출에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도전하는가 하면 엔터테인먼트 사업, 정기 렌탈 사업 등 게임과는 관련 없는 분야에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은 게임 이외의 사업에 진출하며 매출 구조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호황을 맞이한 게임업계는 축적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사업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핀테크와 엔터테인먼트 진출한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최근 금융업(핀테크),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에 진출을 선언했다.

금융업의 경우, 엔씨가 축적해 온 AI 관련 기술이 핵심이다. 김택진 엔씨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 사장은 지난 2011년 사내 AI 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등 AI관련 연구를 주도해왔다. 현재 AI 센터와 자연어처리(NLP) 센터 산하에 5개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전문 연구인력도 200명에 달한다.

지난달 7일 엔씨는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이하 디셈버앤컴퍼니)와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JV)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엔씨의 NLP 기술과 KB증권, 디셈버앤컴퍼니의 금융 데이터를 접목해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AI PB(프라이빗 뱅킹)’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AI PB’를 디셈버앤컴퍼니의 맞춤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핀트(Fint)와 결합해 차별화된 AI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장정선 엔씨 NLP센터장은 “합작법인 출범으로 엔씨의 AI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연구 성과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키며 AI 기술의 가능성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는 올해 7월에는 엔터테인먼트사인 ‘클렙(KLAP)’도 설립했다. 김택진 대표의 동생인 김택헌 엔씨 수석 부사장(CPO)가 대표의 자리에 올랐다.

클렙의 첫 성과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앱 ‘유니버스(UNIVERSE)’로 예상된다. 엔씨는 지난 5일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라며 “AI 등 최신 IT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했다. 유니버스를 통해 K-POP 아티스트와 국내·외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씨는 내년 초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유니버스를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유니버스에서 만날 수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도 순차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인수한 NXC(넥슨 지주사), 스트리밍도 진출

넥슨의 지주사인 NXC도 일찌감치 금융업에 진출한 바 있다. NXC는 지난 2017년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인 '비트스탬프'도 인수에 성공하며 블록체인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

또한 넥슨은 최근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온라인 동영상 시장 공략을 위해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전문가인 케빈 메이어 전 틱톡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향후 자사의 게임 분야 지식재산권(IP)를 바탕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메이어 내정자는 영화·텔레비전·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성과를 냈던 인물로, 월트디즈니 재직 당시 픽사, 마블 엔터테인먼트, 루카스필름, 폭스 등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코웨이 인수한 넷마블, 빅히트도 대주주

넷마블은 지난해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탈 업체인 코웨이를 인수하며 안정적인 현금 수익원을 마련했다. 넷마블은 “게임사업을 통해 확보한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기술과 운영 노하우 등을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부터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와 핀테크, 게임 등 타 업종에 대한 지분투자도 활발히 진행해 왔다. 현재 넷마블이 보유한 주요 지분은 카카오뱅크 3.94%, 카카오게임즈 5.64%, 빅히트엔터테인먼트 25.04%에 달한다.

이 중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각각 지난 9월과 10월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데다 카카오뱅크도 상장을 앞두고 있어 업계에서는 향후 넷마블의 기업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AI 등의 핵심 기술을 갖춰왔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경향에 확대되며 이러한 기술을 타 분야에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콘솔, 클라우드 게임 등 게임 산업에서도 다양한 플랫폼과 수익구조를 고심하고 있는 만큼, 신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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