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 지분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이 33.45%,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은 31.98%다.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47%P로 근소하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한진그룹이 항공·물류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경영에 부담이 되는 호텔·레저 사업은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호텔·레저 사업의 경우 조현아 전 부사장이 그동안 애착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는 재계에서는 ‘조현아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핵심 항공·물류 사업 경쟁력 강화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재무구조 개선 및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우선 한진그룹은 핵심인 항공·물류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형기 도입 및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타 항공사와의 조인트 벤처 확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휴로 업무프로세스와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물류사업의 경우 ㈜한진의 택배·국제특송, 물류센터, 컨테이너 하역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육상운송·포워딩·해운·유류판매는 수익성 극대화에 나선다.

또한 항공우주사업, 항공정비(MRO), 기내식 등 그룹이 갖고 있는 전문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항공 IT 부문과 함께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그룹사의 ICT 사업은 효율성과 시너지를 확대해 나간다.

이 밖에도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척도가 됨에 따라 ESG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 및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ESG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게 한진그룹의 설명이다.

‘누나’ 애착 사업 정리하려는 ‘동생’

한진그룹은 핵심 산업 강화와 함께 재무구조를 개선키로 했는데, 이를 위해 그룹 내 저수익 자산 및 비주력 사업을 정리키로 했다.

특히 그룹 내 호텔·레저 사업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판단 하에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의 연내 매각을 위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키로 한데 이어,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정리하기로 했다.

LA소재 윌셔그랜드센터 및 인천 소재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도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한진그룹 측은 “호텔·레저 사업을 전면 개편키로 한 것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조현아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호텔·레저 사업은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애착을 보여 온 사업으로, 조 전 부사장이 지난 1999년 회사 경영에 참여했을 때부터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 호텔·레저 사업 부문을 주도해왔다.

주주총회 3월 25일…조원태, 이사회 의장 내려놓고 한진칼 대표이사직 유지?

한편, 한진그룹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선출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라는 게 한진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25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통과될 경우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되, 이사회 의장은 다른 사외이사에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사외이사의 경우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회사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주주권익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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