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일가족이 수상한 거래를 해 온 부산 해운대 경남선경아파트 세 채가 집안의 은닉재산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났다. 운영하던 건설사 도산으로 신용불량자가 된 조 후보가 부친 조변현씨가 사재(私財)를 일가족 명의를 돌렸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3일 <조선일보>보도에 따르면 세 채 아파트 중에서 가장 의심스로운 곳은 A동이다. 지난 1988년 12월 조 후보자 아내는 친척인 김모(71)씨로부터 매매예약으로 이 집을 구매했다. 그런데 법원 결정문을 보면 지난 2002년 무렵 A동은 조변현씨의 주소기로 되어 있다.

조 후보자 부부는 A동을 쭉 소유하다, 지난 2017년 11월 고위공직자 다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수 조모(51)씨에게 시세보다 싸게 이 집을 팔았다. 즉, A동은 21년 동안 조 후보자 일가족 사이에서만 거래됐던 것이다.

또한 해당아파트는 조 후보자 위장전입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1998년부터~2000년까지 서울과 해운대 아파트 A동과 B동을 넘나들면서 여섯차례 이사를 한 것으로 나왔다. 조 후보자는 짧게는 1개월에서, 길어도 9개월 안에 다른 집으로 옮겨다니는 ‘끊어치기 위장전입’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에 그는 울산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조 후보자는 “2005년 이전에 벌어진 위장전입이기 때문에, 현 정부의 7대 인사 배제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운대 경남선경아파트 C동은 1999년 6월 25일 조 후보자 부부가 매매계약이라는 희귀한 방식으로 취득한 곳이다. 매매계약은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때 매물을 일단 잡아두는 것으로, 실제 거래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C동을 조 후보자 부부에게 팔았던 사람은 앞서 등장했던 친척 김씨다. 매매예약 방식으로 조 후보자 부부에게 1998년 A동, 1999년 C동을 팔았던 것이다. 조 후보자 부부는 이 가운데 C동은 취득한 지 두 달 만에 돌연 매매예약을 해제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세 채의 해운대 경남선경아파트가 1997~1999년 사이에 거래된 점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 1997년 11월 조 후보자 부친인 조현병씨가 운영하던 건설사가 도산했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출연기관인 기술신용비증기금(기보)으로부터 9억원에 이르는 빚을 졌으며, 조 후보자 집안에서 운영하던 웅동학원이 은행권으로 빌린 35억원 사라진 시점이 이 무렵이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부친이 나랏빚을 회피할 목적으로 집안의 재산을 은닉했을 혐의가 짙다”면서 “조 후보자 부부는 56억원대에 이르는 부(富)를 축적한 과정을 소상히 국민께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조 후보자 부친이 사망할 당시 남긴 재산은 21원, 빚은 모두 50억원대 달했다. 조 후보자를 비롯한 일가족은 상속 재산 이상의 채무는 변제하지 않는 한정승인을 통해 채무를 벗었다. 조 후보자 일가족은 집안이 운영하던 웅동학원 역逆)으로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학교 소유의 토지를 담보로 연이자 100% 사채를 가져다 쓰기도 했다. 현재 웅동학원의 부채는 241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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