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 딸 논문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대한병리학회 의학논문 논란과 관련해, 대부분의 의사들이 ‘조 후보자 딸 제1저자 등재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의사회)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소청과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4일 아침까지 의학논문을 써 본적 있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딸의 논문사태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3000명에 가까운 의사들(4일 오전 8시 기준 2894명)이 참여했고, 98.7%가 ‘대한병리학회 공식 학술지에 조국의 딸 조민이 2주 인턴 후 제1저자로 등재된 것에 대해 전혀 타당하지 않은 일’이라는 의견을 냈다.

0.6%는 ‘타당한 일’이라고 했고, 0.7%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조민의 논문에 대해 의학계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나’라는 물음에 96%는 해당 논문을 철회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2.5%만이 ‘논문 유지’ 입장을 드러냈고, 1%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이번 사태는 편법을 이용한 부정입시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94%가 부정입시라고 했다.

‘부정입시가 아니다’라는 입장은 2.2%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8%였다.

‘조민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은 취소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나’는 물음에는 91%가 취소돼야 한다고 답했으며, 2%는 ‘취소된어선 안 된다’, 7%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조민 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해당 논문은 3kg 밖에 안 되는 신생아들, 그것도 일부는 아픈 아이들 피를 뽑아서 작성된 것인데, 이런 가여운 아이들의 소중한 피가 아픈 아이들을 낫게 할 진리를 찾는데 쓰인 것이 아니라 어느 힘 있고 돈 많은 자의 자식의 대학입시를 위해 함부로 쓰였다는데서 아픈 아이들을 고쳐주는 것을 평생의 낙으로 삼고 살아왔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개탄했다.

임 회장은 이어 “실력 없는 의사는 환자의 목숨을 앗아 간다”며 “따라서 의대 부정입시는 단순 부정입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만드는 범죄 행위”라고 질타했다.

나아가 “조국 씨가 법무부 장관이 되겠다는 것은 도둑이 도둑을 잡겠다고 떠드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조국 씨는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오늘 당장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 후보자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이 ‘에쎄이’라며 조 후보자를 두둔했던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을 겨냥해서는 “의학은 증거에 근거한 과학인데, 신학을 전공한 이재정 씨가 조민이 쓴 논문이, 논문이 아니라 에쎄이라고 한 것은 자신의 지식의 깊이가 얼마나 얕은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증명하지 않으면 한치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의학은 분명하게 신학과는 다르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지자체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이란 자가 저런 무식하기 그지없는 말을 일삼다니 참담할 뿐”이라고 탄식했다.

 

<사진제공 국회기자단(가칭) 박영주 기자>

 

스페셜경제 / 김영일 기자 rare012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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