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표적이 된 ‘유니클로’가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도 매출이 급감하면서 전방위적 타격을 받고 있다.

당초 할인행사 초기에는 사람이 몰리면서 ‘매진행렬’이 이어지는 듯 했지만 최근 국민 정서를 거스르는 광고영상을 송출하면서 불매운동에 다시 불이 붙은 모양새다.

31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제출 받은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유니클로의 매출은 91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275억원을 기록한 것보다 67% 감소한 수준이다.

더욱이 유니클로는 이달 초 후리스와 히트텍 등 주력제품을 내세워 가을·겨울시즌에 대규모 세일행사를 전개했음에도 1~14일 매출액이 전년 대비 81% 줄어든 81억원에 그쳤다.

유니클로는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한국 진출 15년 기념 세일을 펼쳤다.

할인행사가 시작된 이달 초만 해도 유니클로 온라인 매장에서 일부 인기 제품의 품절사태가 벌어지고, 오프라인 매장에도 사람이 몰리면서 3개월간 이어진 불매운동 화력이 시들해졌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니클로가 플리스와 히트텍 등 대표 상품을 중심으로 판촉에 나섰지만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 모독 광고’ 논란이 불거진 이달 중순부터는 매출이 한층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 일본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니클로 후리스’편을 처음 공개했다. 영상은 유니클로코리아 채널에도 올라왔다.

해당 광고에는 90대 할머니가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때는 어떻게 입었냐(How did you use to dress when you were my age?)”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국내편 영상에서는 영어 대화와 함께 제공된 한국어 자막이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번역되면서 논란이 됐다.

80년 전인 1930년 후반은 일제강점기 시절로,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졌던 때이기 때문에 유니클로가 위안부 할머니 문제를 조롱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어난 것이다.

박 의원은 “유니클로의 광고 문제가 불거진 이달 18일 이후 매출은 더 떨어졌을 것”이라며 “일부에선 유니클로가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실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니클로가 매출에 타격을 입는 동안 대체제로 떠오른 신성통상의 탑텐은 올해 9월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1%, 10월 1일~14일 매출액은 72%나 급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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