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올해 3분기 항공이용 실적은 단일 분기별 최고 실적을 냈다.

‘보이콧 재팬’의 여파로 최근 몇 년간 큰 폭으로 성장한 일본노선이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기록은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동남아 노선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분기 베트남·필리핀·대만 등의 아시아 노선의 국제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이는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일본 여객 수가 급감하자 대체 노선으로 중국·대만·동남아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과거 일본 노선 등에서 발생한 공급과잉이 동남아 노선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도 중국·동남아 수요가 충분해서 신규 취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 노선에서 뺀 항공기를 그냥 세워둘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체 노선을 늘리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출혈 경쟁이 이뤄지던 일본 대신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 베트남 운항편은 출발과 도착을 포함해 3318편으로 작년 9월 2900편 대비 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베트남을 오간 여객 수는 51만8609명에서 59만173명으로 13.7% 느는데 그쳤다. 이는 노선 증가 속도가 여행객 수요보다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의 인기가 높아지는 겨울철을 맞아 항공사들이 더욱 동남아 노선 확장에 열을 내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 다낭의 경우 하루 30편이 넘는 항공편이 운항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계스케줄이 시작된 지난 27일 기준 국내외 항공사들이 하루에만 32편의 항공편을 인천, 부산(김해), 대구, 무안 등 한국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계스케줄이 시작됐을 때와 비교하면 23.1%(6편)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불매운동 전에 일본 노선에 집중했던 저비용항공사(LCC)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형항공사(FSC)까지 전방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특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 노선에서 한차례 경험했던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여행지가 개발돼 신규 노선이 취항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노선에 증편하는 방식으로 공급 조절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LCC 업계를 중심으로 신규 취항을 기념해 특가항공권을 내세워 모객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신규 취항하는 대만 4개 노선에 대해 특가 항공권을 제공키로 했다. 에어서울은 인천~나트랑(베트남) 티켓을 편도 6만7700원부터 제공했으며, 에어부산 역시 신규 취항 기념으로 인천~가오슝(대만) 편도 항공권을 4만9900원부터 판매했다.

한화투자증권 김유혁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노선 부진에 따른 영향 뿐 아니라 단거리노선 공급과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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