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두 차례의 여객 참사로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의 생산이 중단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보잉은 전날인 15일 시카고 본사에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연 뒤 다음 달인 내년 1월부터 737 맥스 기종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 기종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추락 사고가 잇따르면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항공사에서 운항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보잉은 사고원인으로 추정되는 자동항법장치 조종특성향상스시템(MCAS)을 업그레이드하면서 미 연방항공청(FAA)의 안전성 승인을 기다렸다.

그러면서 연내 운항 재개를 목표로 보잉은 최근까지도 매달 40여대씩 꾸준히 생산을 이어왔다.

그러나 FAA는 운항재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737맥스 기종의 면허 갱신 처리를 내년 2월 이후로 연기했다.

보잉은 성명을 통해 “737맥스의 운항 금지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생산 계획으 재고할 수 밖에 없었다”며 “재고물량을 우선 처리하기 위해 내년 초 일시적으로 737 생산 프로그램 가동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잉이 얼마동안 생산을 중단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항공사는 ‘예의주시’

보잉 737맥스 기종의 운항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항공사들도 다른 기종을 대체 투입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바꾸고 있다.

737맥스는 1967년 선보인 보잉사의 베스트셀러 항공기인 737의 최신형 기종으로 2017년 처음 등장했다. 최대 좌석은 210석, 항속거리는 최대 6570km에 이르고 기존 모델보다 연료효율성이 14% 뛰어나 전 세계에 354대가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말 해당 기종을 2대 도입했으나 잇단 참사로 운항이 금지되고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이 기종을 싱가포르 등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이용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차질이 생긴 것이다. 추가 도입 예정이었던 4대는 아직 보류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5년 파리에어쇼 기간 보잉과 737맥스 50대(확정구매 30대, 옵션구매 20대) 도입계약을 맺어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직 인도 받지 않은 상태다. 현재는 737맥스 기종을 도입하려 했던 노선에 다른 기종은 대체 투입해 운행하고 있다.

앞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보잉이 에어버스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737 맥스를 무리하게 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보잉을 믿고 있고,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2025년까지 737맥스 10대를 구입하려 했던 계획을 철회하고 에어버스의 중장거리용 기종인 A330을 내년에 도입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작년 11월 보잉과 이 기종 50대(40대 확정, 10대 옵션) 구매계약을 맺었고, 현재는 경영진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도 싱가포르, 델리, 자카르타 등 중거리 노선 운항을 위한 차세대 항공기로 737맥스가 아닌 ‘A321neo LR’을 선택하고 내년 1분기 2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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