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수요부진 불구 실적 호조
OTT 경쟁력 강화 나서

[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통신3사가 모두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모바일 수요가 둔화됐지만 3사 모두 신사업 덕분에 실적 충격을 줄인데다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 상승을 이끌어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하는 SK텔레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에 매출 4조6028억원, 영업이익 3595억원, 순이익 432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11.4% 증가한 수치다.

SK텔레콤의 이러한 실적 뒤엔 미디어, 보안, 이커머스를 비롯한 뉴비즈(New Biz.) 사업부문의 성장이 있었다. 또한 IPTV 사업을 담당하는 티브로드와 SK브로드밴드를 합병해 사업 효율성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SK텔레콤은 최근 SK브로드밴드를 단순한 IPTV 서비스를 넘어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과 맞먹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로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월 정액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대폭 강화됐다.

자사의 OTT인 ‘웨이브’는 하반기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사업 규모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또한 K-OTT의 한계로 지적돼 온 콘텐츠 부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3분기에 ‘호텔 엘리스’, ‘거짓말의 거짓말’, ‘좀비탐정’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NBC유니버셜과 협력해 OTT 웨이브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라며 “전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국내 OTT 사업자 간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K-콘텐츠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접근한다”며 국내 타 OTT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제시했다.

또한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5일 공개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따로 비디오 게임 기기가 없거나, TV 등의 대형 스크린 없이도 휴대전화나 태블릿PC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S와 협력해 출시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와 관련해 적어도 100만명 이상의 구독형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ADT캡스, 원스토어, 웨이브 등은 하반기 기업공개 가능성도 언급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원스토어, ADT캡스를 필두로 웨이브,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주요 투자 회사의 IPO를 고려하고 있다”며 “투자 회사별로 IPO 계획을 수립 중이며 준비가 먼저 되는 회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별 회사 실적과 금융 시장 환경을 고려해 당사 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통신전문기업에서 AI 전문기업으로

KT는 2분기 매출액 5조8765억원, 영업이익 34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3.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6% 증가했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디지털뉴딜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타 산업을 넘나드는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전환(DX)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 KT가 보유한 네트워크와 디지털 역량으로 통신사업자 머물지 않고 통신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라고 말했다.

KT는 앞서 지난해 10월 AI 전문기업(AI Company)으로 변화를 선언한 바 있다. 생활 모든 영역에 AI를 도입해 생활과 산업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또한 5G, 기가인터넷 등 강력한 유무선 네트워크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ICT 기술을 결합하는 디지털 혁신(DX, Digital Transformation)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2월 ‘AI One Team(AI 원팀)’을 꾸렸다. AI원팀은 산‧학‧연 협력체다. 이들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목표로 ▲인재양성 플랫폼 조성, ▲실제 산업현장에서 인공지능 적용 사례 발굴‧확산 ▲산업간 협업 강화 ▲중소‧벤처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인공지능 오픈 생태계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향후 디지털 뉴딜 사업에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AI원팀은 KT와 한양대학교, 카이스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현대중공업그룹로 시작했으며, 지난 6월 LG전자와 LG유플러스가 추가로 합류했다.

또한 미디어 부문은 글로벌 OTT기업인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IPTV와 자사의 OTT인 ‘시즌’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날 윤 CFO는 “넷플릭스와 시즌은 서로 보완 관계”라며 “시즌은 아이돌 예능 등 특정 타겟 대상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도 지속하고 있으며 월간활성사용자수(MAU)도 꾸준히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KT는 최근 현대HCN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TV 인수를 추진 중이다. 윤 CFO는 “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 독자생존 위한 외형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 현대HCN 인수를 결정했다”며 “미디어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기업 전용 ‘솔루션’ 강화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에 매출액 3조2726억원, 영업이익 2397억원을 달성하며 3분기 연속통신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기업 인프라 부문은 IDC 및 솔루션 사업의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직전 분기 대비 10.1% 증가해 3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디지털 기반 언택트 환경이 지속되면서 IDC 대형 사업자 수주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구성철 LG유플러스 기업기획담당은 "하반기와 내년 초에도 당분간 매출성장 주력은 IDC와 전용회선이 될 것이다"며 "최근 스마트팩토리 등 5G B2B 영역에서 유스케이스를 넘어 매출과 수주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의 통합망 구축과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라 기업인프라 사업의 견고한 성장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손잡은 IPTV 등의 미디어 부문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IPTV 고객에 만족감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휴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제휴 전략의 최우선은 오픈 제휴 방식을 방향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 관점, 플랫폼 리더십 등의 관점에서 통신 미디어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주시하면서 OTT 전략을 수립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새로운 포맷의 VR(가상현실) 게임을 준비 중"이라며 "5G(세대) 이동통신 리더십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규 콘텐츠 사업 경쟁력을 챙길 전망이다.

또한 통신3사 모두 정부의 포스트 코로나19 경기부양책인 ‘한국형뉴딜’의 일환인 ‘디지털뉴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하반기 5G 관련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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