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 동네에선 운동경력에 밀리면 꼼짝 못한다”
“文에게 ‘민통련 함께하자’ 제안했지만 거절당해”

▲장기표 선생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두고 “박근혜에겐 최순실이 1명이지만, 문재인에게는 최순실이 10명이 될 것”이라고 발언해 화제가 됐던 민주화 운동의 대부 장기표 선생이 최근 이같이 말한 데 대한 근거를 밝혀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자 <조선일보> ‘최보식이 만남 사람’ 기사에 따르면, 장 선생은 해당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10명’ 발언 배경에 대해 “나는 ‘운동권 내부 정서’를 잘 알고 있다. 그쪽 동네에선 운동 경력에 밀리면 꼼짝 못하는 법”이라며 운을 뗐다.


장 선생은 문 대통령을 두고 “그에게는 이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 운동권의 포로가 된다. 그쪽의 강경 주장에 따라가게 된다”며 “정부 부처마다 적폐 청산 기구나 과거사위원회 같은 게 줄줄이 설치된 것도 어느 주장에도 그가 반대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반대하면 제대로 운동도 안 해본 사람으로 볼까 봐 겁내는 것”이라며 “운동권에 둘러싸여 있으니 그런 정서에 지배되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도 이런 운동권 콤플렉스가 있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장 선생은 “현 정권에서 민주노총에 절절매는 것은 단순히 촛불 집회 때의 부채 의식 때문은 아니다”며 “‘운동권 사쿠라’는 원래 노동자들에게 아부하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그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진심을 왜 의심하는가’라는 질문에 “1984년 내가 민통련(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을 조직하려고 전국을 돌았다. 부산에 갔을 때 학생운동 전력이 있다는 문재인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하며 말을 이어갔다.

 

장 선생은 “그에게 함께 할 것을 권하자 ‘이런 일에 전혀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너무 강경해서 그 뒤로 다시 만나지 않았다. 그런 분이 이제 와서 민주화 운동을 전매특허 낸 것처럼 하기에 과거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대학 시절 시위 전력으로 구속된 적이 있고, 그 뒤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은 사실이 아닌가’라는 질문에선 “학생 데모를 잠깐 했을 뿐이지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이 아니다. 그를 인권 변호사로 포장하는데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항쟁(1987년) 이후에 민주화되면서 시국 사건과 노동 사건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그런 사건 몇 건을 돈 받고 맡은 적 있었는지 모르나 인권 변호사 역할을 한 것은 아니다”며 “내세울 만한 게 있었으면 그가 벌써 밝혔을 텐데 수임 사건 내역에 그런 게 없다”고 부연했다.

장 선생은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한 ‘독재자 후예’라는 발언에 대해 “"그런 말에 정말 분노했다”며 “대통령이 지지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는 말을 해도 되는가.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안 했다고 다 ‘친일파’라고 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안 된다’며 기자회견을 하는 등 문 대통령에 대해 왜 이렇게 비판적이냐는 질문엔 “그는 애초에 정치할 뜻이 없었고 국정 운영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이 아니었다”며 “단지 ‘노빠’의 아바타로 나온 것이다. 그런 사람이 제대로 나라를 끌고 갈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장기표 선생

 

해당매체에 따르면, 장기표 선생의 민주화 운동 이력으로는 △1970년 분신자살한 전태일의 서울대 법대학생장(葬) 추진 △1971년 서울대생내란음모사건 △1974년 민청학련사건 △1977년 청계피복노조사건 △1980년 김대중내란음모사건 △1986년 5·3인천사태 △1993년 중부지역당사건 등이다.

장 선생은 1970년부터 1990년 초반까지 주요 시국 사건에 관계되지 않은 적이 없이 그 기간 동안 다섯 번의 수감으로 총 9년 이상을 감옥에서 살았고, 더 많은 세월을 수배자로 보냈다고 해당매체가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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