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개장한 지 한달이 지난 입국장 면세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장 첫 달 입국장 면세점의 매출은 당초 인천공항공사가 예상했던 매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대부분 주류 판매를 통해 올린 수익이다.

업계에서는 아직 시행 초반인 만큼 조금 더 지켜봐 한다는 시선인 동시에 앞으로도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개장 전 하루 매출액 3억원으로 예상됐던 국장 면세점의 실제 첫발 매출은 기대치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입국장 면세점 운영현황 자료(2019년 5월31일~6월30일, 31일간)’ 기준 입국장 면세점의 첫 한 달 매출액은 SM면세점 39억7300만원, 엔타스듀티프리 15억2000만원 등 총 54억9300만원이었다.

이를 하루 매출액으로 환산할 경우 평균 1억75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그나마 입국자가 많은 제1여객터미널에 자리 잡은 에스엠 면세점이 39억 7300만원으로 엔타스듀티프리(15억 2000만원)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입국장면세점 이용객은 5만455명이었다. 이 기간 인천국제공항 입국자 수가 307만9806명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용객은 전체 입국자의 1.6%에 불과했다.

주요 판매물품으로는 주류가 31억8500만원(58%)으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화장품·향수가 9억1200만원(17%), 식품류가 6억7500만원(12%)으로 뒤를 이었다.

이 역시 공항공사의 당초 예상과 어긋난다. 공항공사는 화장품 매출이 전체 6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개장 전부터 나왔던 문제가 실제로 일어났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입국장 면세점에서 담배를 팔지 않고 출국장 면세점이나 시내 면세점에 비해 상품 구성이 빈약해 소비자 호응이 기대만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려면 입국장에 면세점 대신 인도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입국장 면세점 개장하면서 면세한도를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한 점도 흥행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미 국내외 시내면세점과 출국장면세점, 현지에서 면세한도를 채웠다면 굳이 세금을 내면서까지 입국장면세점에서 구매하는 여행객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비슷한 경제 수준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더라도 면세 한도가 최소 1000달러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가철인 7~8월 성수기에 접어든 만큼 입국장 면세점의 추후 매출 상승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장기적인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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