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레인지로버 셀토스? ‘럭셔리 엔트리’를 오마주 하다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19-10-31 10: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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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초월한 ‘위트있는 디자인’…닮았지만 독창적

▲기아자동차 셀토스(장소협조 쓰담쓰담 펜션)


기아 셀토스 차량은 현재 ▲1.6L 터보 가솔린과 ▲1.6L 디젤 두 가지 엔진으로 운영되며, 각각 2WD와 4WD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팀이 시승한 차량은 1.6L 터보 가솔린 4WD모델이다. 트림은 ‘노블레스’로, 옵션으로 하이테크, 하이컴포트, 드라이브와이즈, BOSE 사운드가 적용 돼 총 가격 30,480,000원에 이른다. 소형 SUV임을 감안했을 때 다소 높은 가격이다. 외장칼라는 마스오렌지투톤이며 선루프는 빠졌다. 셀토스는 루프에 투톤을 적용하면 선루프를 선택할 수 없다. 선루프는 파노라마 버전은 없고, 일반형만 존재한다.

▲기아차 셀토스(좌) VS 레인지로버 이보크

동급 최대 사이즈와 가격
소형 SUV 내수시장 제패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조선의 이보크’라고 불리는 국산 소형 SUV가 있다. 기아차 셀토스 얘기다. 이보크는 랜드로버 사(社)의 럭셔리 라인, 레인지로버의 엔트리 차량이다. 출시가는 7-8천만원 수준으로, 이는 셀토스와는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가격이다. 조선의 이보크는 유명 연예인을 닮았다는 말처럼 칭찬 섞인 별명인 셈이다.

 

셀토스는 ‘럭셔리 엔트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도 이보크와 닮았다. 양날의 검처럼 차급 대비 높은 가격도 덤으로 닮았다. 물론 셀토스가 비싸다고 해도 소형 SUV 중에서 비싸다는 의미이지 럭셔리 SUV를 지향하기에는 한참 부족한 단가다. 셀토스는 이 격차를 상당히 재기발랄한 기지로 메꾼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는 이보크 만큼이나 날렵한 눈매를 만들기 위해서 방향지시등을 하단부에 별도로 만들었다. 이보크는 주간주행등을 방향지시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적용해 상·하향등과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을 모두 얇은 헤드램프 안에 넣을 수 있었다. 심지어 이보크는 이 헤드램프의 발광량이 우월해 별도의 안개등도 두지 않았다.

이보크처럼 단가가 비싼 기술을 적용할 수는 없었지만, 방향지시등을 아래쪽으로 빼면서 헤드램프의 두께만큼은 얼추 비슷한 형태를 맞춘 것이다. 다만, 셀토스는 단순히 방향지시등만 다른 위치로 옮긴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디자인요소로 활용하는 재치를 보였다. 방향지시등 모양은 빛이 퍼지듯 방사형의 3겹라인을 그리고 있는데, 마치 고급차에 적용된 순차적인 방향지시 애니메이션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처럼 생겼다. 물론 그런 기능은 없다.

테일 램프도 상당히 복잡한 LED라인을 갖췄다. 실제 머플러 위에, 듀얼 머플러 장식도 달아놨다. 전체적으로 후면 디자인은 멋스럽지만 스마트 테일게이트는 적용되지 않았다. 차체하부는 오프로드 차량처럼 무광의 검은색 가니시를 둘렀다. 다만, 오프로드 주행 시 묻는 진흙이나 흙탕물 등을 승하차 시 묻지 않게 해주는 클린실도어의 형태는 아니다. 루프 라인에는 투톤이 적용됐다. 다만 이를 적용하고 나면 선루프는 넣을 수 없다. 그래도 파노라마가 지원되는 선루프는 아니어서 기회비용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셀토스의 내부역시 상당히 고급스럽다. 블랙하이글로시와 무광크롬 장식을 상당히 많이 가져다 썼다. 플라스틱 재질역시 많이 쓰였으나 일부는 가죽재질처럼 보이도록 색감처리를 해 언뜻 보면 굉장히 고급스러워 보인다. 대시보드 중단과 도어 하단에는 다양한 색상으로 점멸하는 엠비언트 라이트까지 갖췄고, 시트에도 투톤이 가능하도록 잘 짜인 무늬를 넣어 놨다. 1열에는 럼버 서포트 기능과 2열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있다. 1열에는 통풍시트와 열선이 2열에도 열선까지는 들어갔다. 허공에 조사하는 방식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아니지만 컴바이너 타입 HUD도 들어갔다.


다만, 실제로 만지는 순간 소형 SUV라는 정체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가죽처럼 보이는 대시보드 상단이나, 윈도 하단은 만져보면 코팅처리도 되지 않은 플라스틱임을 알 수 있고 가죽모양 역시 질감이 진짜 가죽만큼 우수하지 않다. 핸들이나 기어노브의 경우에도 겉보기에는 준수한 디자인이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고급스런 가죽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기어노브는 고급차에 적용되는 것처럼 인체공학적인 설계가 되지 못했는지 그립감이 다소 불안정하다. 물론 셀토스가 소형 SUV라는 것을 감안하면 차급을 뛰어넘는 수준의 고급스런 실내디자인이다.  

▲셀토스 후면

차급 파괴자? 동급최대 전장·축거 & 안전장비

이보크에 먼저 비교를 하다보니 셀토스의 위상이 다소 위축된 느낌이다. 본래의 체급인 소형 SUV와 비교를 해보자. 셀토스의 또 다른 별명은 ‘차급 파괴자’다. 특히 전장과 휠베이스가 경쟁차종인 쌍용차 티볼리와 현대차 코나 등 보다 긴 것은 물론, 준중형 모델과 견주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크기가 커졌다. 특히 소형차 라인에서는 보기 힘든 2열 송풍구가 인상적이다.

다만 이처럼 휠베이스를 늘려 공간의 장점을 부각시키다보니 전체적인 주행성능은 형제차인 코나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코너링 시에 휠베이스가 짧은 코나가 좀 더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기자들의 판단이다.

시승차에 적용된 1.6 터보 가솔린은 코나에 적용된 것과 사양이 같다. 최고출력 177ps, 최대토크 27.0kgf,m의 스펙을 갖췄다. 현대차 아반떼 스포츠나, 기아차 K3 GT 등에 적용된 1.6 터보 가솔린 엔진의 200ps에 비하면 다소 낮다. 터보차저의 크기 차이다. 다만, 터보차저가 작은 만큼 엔진의 반응성에서 우위에 있다. 다만, 셀토스의 경우 코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런 장점을 많이 살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변속기는 7단 DCT가 적용 돼 있다. 변속충격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저속에서 출발과 정차를 반복하는 막힌 도로에서는 다소 꿀렁임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전체적인 승차감은 우수한 편이다. 시트와 서스펜션이 적당히 단단하게 몸을 지탱해주는 편에 속하는데,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등을 넘어갈 때엔 의외의 부드러운 충격흡수 능력을 보여준다. 다만 방지턱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다소 겅충 뛰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코너링 시의 쏠림현상도 차급을 감안하면 상당히 잘 잡아주며, 차량 자체도 크게 균형을 잃지 않는다. 고속주행시에도 매우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코나에 비해서 공간성과 고급감 측면이 강조 됐을 뿐 셀토스 자체적으로만 보면 이 차역시 안락한 여행보다는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좀더 어필할만한 구성으로 만들어져있다. 다만 풍절음은 다소 아쉽다. 고속주행 뿐 아니라 중고속 영역에 다다르기도 전에 소음이 들린다. 다만 엔진을 비롯해 차체 하부 소음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스포츠 모드로 운행할 경우 서스펜션의 변화폭은 그리 크지 않다. 굳이 느낀 바를 얘기하자면 근소하게 부드러워진 느낌이 있으며 핸들은 살짝 묵직해지는 감이 있었다. 다만 엑셀러레이터의 반응성은 충분히 체감이 될 정도로 변화한다. 노말 모드에 비해서 저단을 꾸준히 유지하려고 하며 이에 따라 RPM의 활용구간도 늘어난다. 노말 모드에서 킥다운 시 RPM이 5천 수준까지 치솟다가 변속이 됐다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6천이 넘어가야 변속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차에는 스포츠 모드와 노말 모드 외에 에코모드가 있으며, 스노우·머드·샌드 기능을 갖춘 트랙션 모드도 있다. 다만 이는 2WD모델에 적용되며 4WD모델인 시승차량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사실상 본격 오프로드 적인 트랙션모드라기 보다 4WD모델에 비해 험로 주행능력이 떨어지는 2WD모델의 주행능력을 보조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2WD모델의 후륜에는 토션빔이, 4WD 후륜에는 좀더 우월한 멀티링크가 짝지어진다. 4WD모델에는 락모드도 있다.

셀토스의 4WD는 전륜 기반의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이다. 클러스터에 위치한 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구동력 배분현황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전륜기반 답게 전륜에 배분할 수 있는 게이지바가 좀 더 높다. 아쉽게도 컴바이너 타입 HUD에서는 송출되지 않는다.

7인치 디스플레이는 양 측면에 아날로그 다이얼이 위치한다는 점을 가만하면 제법 큰 사이즈다. 다만, 네비게이션이 화면 전체에 출력되지는 않는다. 간단한 방향지시 기호와 짧은 텍스트 정도가 송출된다. 센터에 위치한 10.25인치 네비게이션은 소형 SUV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사이즈다. 버튼의 응답성도 신속하다. 아울러 네비게이션 바깥쪽에도 물리버튼이 상당수 빠져나와 있어 직관적인 조작성도 우수하다.

안전사양도 차급에 비해 상당한 수준을 보인다. ▲전방 충돌 방지보조, ▲긴급제동 시스템 ▲차로 유지 보조(LFA) ▲차로 이탈 방지보조(LKA) ▲오토하이빔 등이 기본 적용된다. 특히 LFA의 경우 양쪽 차선을 모두 인식해 차로 가운데를 잘 잡고 가게 해준다. 이 외에도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안전하차보조 경고 등이 탑재됐다.

특히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완전정차와 재출발을 지원하며, LKA와 함께 쓰이면 대형 SUV와도 거의 대등한 수준의 안전기능을 구현한다. 안전하차보조의 경우 차량을 정지시키는 움직임까지는 지원되지 않고 경고만 울리는 것이 상위 차종과 구분되는 점이다. 오토홀드 기능이 있고, 스톱앤고 기능은 없다.
▲셀토스 대시보드

‘치명적 가격’도 용인한 판매량

셀토스에는 크게 두가지 정도의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우선 실제로 차급을 뛰어넘는 구성은 갖췄다. 넓은 실내와 다양한 안전장비가 특히 그렇다. 또한, 가격차이라는 한정된 퀄리티 안에서 고급차와 유사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머리를 쓴 흔적들이 흥미롭다. 다만, 그럼에도 소형 SUV의 가격이라고 하기엔 다소 비싸진 것도 사실이다.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1,929만원(트렌디)부터 2,636만원(노블레스)까지 트림이 있으며, 최상위 트림에 풀옵션을 집어넣을 경우 3000만원이 넘어가 한단계 윗 라인인 스포티지는 물론 더 상위 라인인 소렌토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가격이 나온다.

일단 시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분위기다. 스포티지와 쏘렌토 모두 내년 풀체인지가 예정됐을 만큼 연식이 오래된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다.

셀토스는 출시월인 지난 7월에만 3335대를 팔았다. 동월 24일 출고 돼 6일동안 판매된 결과다. 같은달 티볼리와 코나는 각각 3435대와 3187대를 팔았으며, 베뉴와 트랙스는 각각 1753대와 995대를 팔았다.

이후 8월과 9월에는 각각 6109대가 팔리며 기아차 RV 차종 기준으로 내수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기간 티볼리는 2317대와 2125대, 코나는 2474대와 3636대, 베뉴는 3701대와 3690대를 각각 팔았다. 소형 SUV시장에서 괄목할만한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판매량은 더 향상될 여지가 있다. 이달 기준 대기고객이 8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물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차 측에서도 이정도의 인기를 예측치 못한 셈이다. 현재 내수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대형 SUV 싼타페의 월평균 판매량은 7350대 수준이다.

시계에 비유를 하자면, 고급 브랜드의 유명 시계를 닮은 가성비 브랜드의 오마주 시계가 잘 팔려나가는 것과 비슷한 소비자 심리가 아닐까 싶다. 셀토스를 보고 있으면 마치 1천만원짜리 롤렉스 서브마리너의 기능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겉모습은 거의 유사하게 구현한 마이크로브랜드의 10~50만원짜리 오마주 시계를 보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이런 현상은 단순히 닮기만 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인기있는 오마주 시계가 되려면, 본판과 닮은 부분은 단가 대비 최선의 선택이 이뤄져야 하고, 또 해당브랜드만의 독창성도 있어야 한다. 적어도 판매량을 보면 셀토스는 그 가치를 충분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셀토스 측면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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