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손학규, ‘호남연합’ 통한 돌파구 마련하나

김수영 / 기사승인 : 2020-02-05 18: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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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예방, 악수를 하고 있다. 2020.01.16.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의 통합을 공식화하며 제3지대 구축에 나선다. 최근 안철수계 원내·외 인사들의 대거 탈당과 더불어 기존 당권파의 도전까지 맞이한 손학규 대표가 공식적으로 대안신당과 평화당을 언급하며 논의 테이블에 올라섰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전날 해임한 비서실장·사무총장 등을 새로 인선하며 “한국 정치구조를 바꾸기 위한 제3지대 중도통합은 대안신당·평화당 등 기존 정당과의 통합만으로 완성될 수 없지만 중도실용을 추구하는 이들 정당과의 통합은 이 과정에서 필수적 요소”라 밝혔다.

또 “저는 정치에 참여할 뜻이 있는 미래세대와 오랜 기간 소통했고, 미래세대가 중심이 되는 전국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바른미래당이 앞장서 미래세대와 손을 잡겠다. 미래세대 그리고 제3지대 중도통합은 긴밀히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까지 공식 합세하며 제3지대 통합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기존 당권파 의원들이 등을 돌리며 손 대표에게 10일까지 사퇴하라는 최후통첩을 날리는 등 또 한 차례 진통이 예정되어 있다. 이미 전날(4일) 손 대표의 최측근이던 이찬열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오늘은 김성식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힌 상태다.
▲ 29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는 모습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손학규 대표. 안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며 저는 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2020.01.29. (사진=뉴시스)

사실상 탈당이 확정된 안철수계 의원들에다가 기존 당권파 의원들마저 조만간 탈당 움직임을 보이며 바른미래당은 원내 의석을 대부분 잃을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제3지대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현역 의원은 대안신당과 평화당이 대부분을 채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철수계 7명 중 6명은 비례대표인 관계로 탈당할 경우 자동으로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들이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 차원의 제명 조치(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가 있어야 하는데, 이에 따라 안철수계는 기존 당권파 의원들의 탈당 후 전체 의석이 줄어들면 의원총회를 열고 셀프제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안철수계가 셀프제명을 위해 필요한 의석수는 10석으로, 이 경우 유일한 지역구를 갖고 있는 권은희 의원이 먼저 탈당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 6명만으로도 셀프제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총 의석이 11석일 경우 권 의원이 남아 제명에 찬성하더라도 안철수계 자력으로는 정족수에 미치지 못한다.

기존 당권파 의원들은 안철수계 의원들을 제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곧 바른미래당이 안철수계 의원 6명(권 의원 탈당시)과 열외로 분류되는 4명(박주현·박선숙·이상돈·장정숙 의원)을 합쳐 10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일 손 대표가 탈당이 예정된 의원 중 한 명만이라도 설득에 성공해 탈당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바른미래당은 오는 14일 경상보조금 지급일까지 11명을 유지하고, 제3지대 통합 조기 구성까지 이뤄진다면 22석(바른미래 11석+대안신당 7석+평화4석)으로 다시금 교섭단체 지위를 확보할 수도 있게 된다.


올해 초 28석에서 유승민계가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해 탈당하며 바른미래당은 간신히 교섭단체 지위를 지켜냈으나, 전날 이찬열 의원의 탈당으로 19석까지 줄어들며 교섭단체 자격을 상실했고 이에 따라 오는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할 경상보조금도 대폭 삭감될 예정이다.

선관위규칙에 따라 정당에 지급되는 경상보조금은 매 분기별로 2·5·8·11월 15일에 지급된다. 정치자금법은 경상보조금을 지급할 때 교섭단체에 총액의 50%를 분할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5~19석 정당에는 총액의 5%를, 0~4석 정당 중 일부에는 총액의 2%를 배분한다.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현역 의원들의 탈당까지 진행되면 당대표를 포함해 원내 인사가 모두 사라진다. 이 경우 열외로 간주되는 박주현·박선숙·이상돈·장정숙 의원 등 4석만 남는 관계로 보조금 대폭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바른미래당은 약 25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지만 오는 14일 이전 ‘예정된 탈당’이 완료되면 보조금은 2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3월 말 지급되는 선거보조금도 8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와의 갈등으로 지난해 4월부터 홍역을 치른 손 대표가 3지대 구성 논의에 대안신당과 평화당을 공식적으로 포함시켰지만 사실상 일부만 제외된 ‘도로 호남당’이라는 지적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 대안신당·평화당과의 통합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현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의 뿌리는 모두 국민의당에 있고, 이들 지역구 의원 대부분은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달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이합집산이 아니라 진정 국가 미래를 위한 중도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특정지역 정치세력이 또 하나 만들어지는 것에 그치면 또 다른 구태정치의 반복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이유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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