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13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리로 가고 있다. 2019.12.13.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임시국회 회기 일정 논의를 위해 마련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13일 무산됐다.

이날 오전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상정 등 본회의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12월 임시국회 회기 결정을 위한 안건’에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하자 오후 이들을 다시 불러 이를 논의하고자 했지만 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회동이 불발된 것이다.

문제는 회기결정 건에 대해 오전 회동 당시 찬반토론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해놓고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며 번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원내대표 회동이 무산된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의장은 오전 합의정신과 다르게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기 때문에 상황을 확인하고 본회의를 어떻게 진행할지 등을 회의하려 한 것”이라 전했다.

이어 오전 회동에서 논의된 이번 임시국회 회기와 관련해 “찬반 토론을 2인 이내에서 5분씩 하는 것으로 정리됐었다”며 “필리버스터를 안 한다는 전제 속에 찬반 토론이 있는 것으로, (한국당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명시적으로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안 하겠다’고 한 적 없다”면서 “찬반 토론 2명과 필리버스터를 맞바꾸는 멍청한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의장실에서 ‘회기 결정에 대해 찬반 토론하기로 하지 않았느냐’며 ‘그때 발언한 게 녹취돼 있다. 속기록을 까겠다’고 한다”면서 “3당 원내대표가 얘기하는 것까지 전부 녹음해서 까는 비열한 의장이냐”고 반발했다.

문 의장은 국회법 해석상 회기 결정 문제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신청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은 회기 결정 문제는 명백히 본회의에 부의되는 ‘안건’으로, 토론 대상을 의사일정에 올린 전례가 있다며 맞서고 있다.

한국당에 따르면 2013년 9월 2일 본회의 의사일정 안건으로 올라온 ‘제320회 국회(정기회) 회기결정의 건’에서 김미희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의 신청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김 전 의원은 당시 14시 41분부터 14시 47분까지 약 5분간 토론을 진행했다.


▲ 2013년 제320회 국회(정기회) 회기결정의 건에 토론이 신청되고 진행하던 상황이 담긴 속기록. 김미희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은 6분가량 발언을 진행했다. (자료=국회회의록)

필리버스터 역시 토론이므로 회기 결정 문제 또한 필리버스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거부하려면 국회법을 개정해 ‘회기결정의 건은 안건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현재 한국당은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물리적으로 진입을 저지하고 있다.

문 의장은 현 상황에서 본회의 진행이 어렵다고 보고 당초 합의된 오후 3시 본회의 개의 시간을 잠정 연기하면서 의사일정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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