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소수이사들 “KBS에 곧 초대형 위기 닥칠 것…현실 직시해야” 경고

신교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06-06 13: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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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 KBS 사장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KBS 소수이사(서재석, 천영식, 황우섭)는 4일 “KBS에 초대형 위기가 곧 닥칠 것이라는 정보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KBS 직원들의 의식전환을 강하게 촉구했다.


소수이사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KBS 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한 뒤 “여러분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하고 행동하시기를 바란다. 현실을 직시하라”고 충고했다.

이어 “우리 소수이사는 1/4분기 공개된 경영성적표를 근거로 현 경영진이 얼마나 무능하며, 또 이를 어떻게 거짓으로 덮고 있는가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다”며 “당시 경영진의 억지스러운 변명과는 달리, 또 우리가 충분히 예견한대로, 지금 KBS의 상황은 엄중하다 못해 곧 파국을 맞을 것 같은 백척간두의 상황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

소수이사는 “신뢰도, 영향력, 경쟁력 등 모든 지표가 급전직하하고 있고, 경영성과는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며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라는 독점적인 타이틀도 빼앗기고, <9시 뉴스>의 시청률은 한자리 수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곧 국가기간방송, 공영방송의 타이틀마저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든다”며 “결과를 봐야만 하겠지만, 한 회사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소송까지 당하는 등 내우외환의 폭풍이 덮치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이사는 “경영파탄의 결과는 오로지 직원 여러분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현 경영진과 배후세력들은 지금까지 행태를 보건데 자리가 주는 즐거움을 모두 누리고 튀어버리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을 것 같아 더욱 걱정스럽다”고 했다.

나아가 “양승동 사장이 들어와서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느냐”고 물으며 “회사는 지난해 600억 원 가까운 사업손실을 냈고, 올해는 4월까지 700억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다급해졌는지 이제 와서 무차별적인 제작비 삭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수이사는 “회사는 곧 낭떠러지로 떨어질 듯한 위기로 치닫는 이 때 회사의 모든 행위는 오로지 본부노조의 과반노조 달성에 집중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전례 없는 경영위기가 벌어지는 이 때 대규모 신입사원채용, 일반직 전환 및 억지스러운 조합원 자격 부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탄식했다.

아울러 “조선은 일본의 침공을 예견하는 수많은 정보를 무시하다 강토를 유린당했고, 스탈린은 독일의 침공을 경고하는 뚜렷한 신호들을 무시하다 3천만 명에 가까운 인명을 잃어야 했고, 미국도 일본의 공습을 지목하는 수많은 정보와 신호들을 무시하다 태평양함대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언급하며 “경영진과 그 배후집단에게 그 위기를 해결해주길 바라는 것은 일제가 대한민국의 독립을 지원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을까요”라고 물었다.

소수이사는 “사실 그들은 존재 그 자체로 KBS의 위기의 원인이자, 없는 위기조차 만들어내고, 위기를 심화시키는 집단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1년여 동안 목도했다”며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쁜 시절이 너무 나쁘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KBS 사옥

-다음은 KBS 소수이사가 배포한 성명서다-

사랑하는 KBS 직원 여러분

우리 소수이사는 1/4분기 공개된 경영성적표를 근거로 현 경영진이 얼마나 무능하며, 또 이를 어떻게 거짓으로 덮고 있는가를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들어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당시 경영진의 억지스러운 변명과는 달리, 또 우리가 충분히 예견한대로, 지금 KBS의 상황은 엄중하다 못해 곧 파국을 맞을 것 같은 백척간두의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신뢰도, 영향력, 경쟁력 등 모든 지표가 급전직하하고 있고, 경영성과는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습니다.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라는 독점적인 타이틀도 빼앗기고, <9시 뉴스>의 시청률은 한자리 수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곧 국가기간방송, 공영방송의 타이틀 마저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듭니다. 

결과를 봐야만 하겠지만, 한 회사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소송까지 당하는 등 내우외환의 폭풍이 덮치고 있습니다. 경영파탄의 결과는 오로지 직원 여러분이 감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현 경영진과 배후세력들은 지금까지 행태를 보건데 자리가 주는 즐거움을 모두 누리고 튀어버리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을 것 같아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이 와중에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 본부가 3일 회사의 위기를 논하는 노보를 공개했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평을 하진 않겠습니다. 직원 여러분께서 각자 알아서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 노보를 보고 있노라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이완용이 나라 잃은 슬픔을 논하고, 김정은이 김정남의 죽음을 슬퍼하는 격입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데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집단이, 그 문제가 발생한 점을 개탄한다는 성명을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적어도 위기의식 만큼은 모든 구성원에게 골고루 퍼져 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승동 사장이 들어와서 그동안 무슨 일을 했습니까? 회사는 지난해 600억 원 가까운 사업손실을 냈고, 올해는 4월까지 700억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다급해졌는지 이제 와서 무차별적인 제작비 삭감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제작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적폐로 규정될 만한 일입니다.

그들이 얻은 것은 고대영 사장을 몇 달 일찍 쫒아낸 것 말고 무엇이 있습니까? KBS 사장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권력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부끄러운 선례와 맞바꿔서 그들이 얻고자 한 것은 무엇입니까? 고대영 사장이 퇴임하면서 차입금 없이 1200억 원 가까운 현금을 남기고 갔습니다. 그 돈은 어디로 갔습니까? 그 돈을 쓴 결과 어떤 효과를 얻었습니까? 당장 효과가 없다면 어떤 미래가치가 예약돼 있습니까? 적어도 고대영 사장 시절 2년 동안은 흑자를 기록했고 임금이 인상됐습니다. 우리는 고대영 사장 시기 KBS가 아름다웠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병순 사장부터 조대현 사장 때까지도 여러 과오가 있었을 것입니다. 

KBS가 정치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는 것은 당위적인 명제이지만, KBS가 정치적으로 100% 독립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정치적이라는 말과 양립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편견과 신념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저널리스트가 가장 원초적으로 부딪치는 딜레마입니다. 그 점에서 우리는 겸허해야 합니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틀릴 수 있고, 상대방이 주장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가장 초보적 해법이 기계적 중립입니다. 기계적 중립을 넘어 내용적인 중립과 균형을 이룬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지금 KBS <9시 뉴스>에서, <저널리즘 J>에서, KBS 1라디오에서 과연 그러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균형과 절제가 이뤄지고 있습니까? 과거 고대영 사장 시절과 비교해서 나아졌습니까? 본인들의 정치적 신념을 제작에 마음껏 투영하고 발산하니 후련하십니까? 진실을 논하고, 정의를 드러내서 저널리스트로서 행복하십니까?지난번 성명에서 말씀드렸듯, 보고 싶은 것만을 보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그래도 박근혜 때보다는 낫다고 자위한들, 미래가 좋아지진 않습니다. 그 뒤 남는 폐허 속에서 삶을 이어가야 할 사람들은 여러분 자신입니다. 

회사는 곧 낭떠러지로 떨어질 듯한 위기로 치닫는 이 때 회사의 모든 행위는 오로지 본부노조의 과반노조 달성에 집중돼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례 없는 경영위기가 벌어지는 이 때 대규모 신입사원채용, 일반직 전환 및 억지스러운 조합원 자격 부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반노조까지 몇십명 밖에 남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지금까지 봐 왔듯 경영진과 그들의 배후집단은 회사가 장기적 생존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 보다는, 과거 자신들이 잘나가지 못한데 대한 한풀이와 더불어, 그들의 권력을 고착화하기 위한 말뚝박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 같습니다. 

그 결과 KBS호가 어디로 가는지, 그 결과가 여러분 개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도 예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조선은 일본의 침공을 예견하는 수많은 정보를 무시하다 강토를 유린당했습니다. 스탈린은 독일의 침공을 경고하는 뚜렷한 신호들을 무시하다 3천만 명에 가까운 인명을 잃어야 했습니다. 미국도 일본의 공습을 지목하는 수많은 정보와 신호들을 무시하다 태평양함대에게 굴욕을 당했습니다.

KBS에 초대형 위기가 곧 닥칠 것이라는 정보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영진과 그 배후집단에게 그 위기를 해결해주길 바라는 것은 일제가 대한민국의 독립을 지원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을까요? 사실 그들은 존재 그 자체로 KBS의 위기의 원인이자, 없는 위기조차 만들어내고, 위기를 심화시키는 집단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난 1년여 동안 목도했습니다. 좋은 시절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나쁜 시절이 너무 나쁘지 않도록 할 수는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하고 행동하시기를 바랍니다. 현실을 직시하십시오!

2019년 6월 4일 KBS 이사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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