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내년부터 재활용이 어려운 색깔이 있는 페트병이 퇴출된다. 갈색 맥주 페트병도 유리병 등 대체품으로 모두 바뀐다.

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확정해 17일 고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페트병·종이팩 등 9가지 포장재를 재활용이 쉬운 정도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누고, 최우수 등급을 받은 업체에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이 쉽게 설계하도록 한다.

9개 포장재는 페트병, 종이팩, 유리병, 철 캔, 알루미늄 캔, 합성수지 단일재질 용기·트레이류 등이다.

환경부는 국내 재활용 여건과 업계,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9가지 포장재의 재활용 등급 기준을 기존의 1~3등급에서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등으로 세분화했다.

등급기준에는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을 쉽게 하기 위해 몸체가 무색이고 라벨은 쉽게 제거될 수 있는 재질·구조로 생산돼야 한다는 점을 반영했다.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라벨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절취선 등을 도입해야 한다.

소비자가 분리 배출하지 않은 라벨은 재활용 세척공정에서 쉽게 제거되도록 물에 뜨는 재질(비중1 미만)을 사용해야 하며, 접착제는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만 사용해야 한다. 접착제를 바르는 면적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물에서 분리될 수 있는 라벨을 사용하는 페트병에는 ‘최우수’ 등급을 부여해 업계에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대용량 페트병 맥주 사라진다

이번 개정안과 별도로 올해 하반기 중으로 유색 페트병과 라벨용 일반 접착제는 원천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도록 관련 법령이 개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맥주를 담은 갈색 페트병은 유리병이나 캔 등 대체품으로 전환된다. 맥주 페트병은 갈색이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나일론·철 같은 불순물까지 포함돼 있어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주는 주원료인 홉이 자외선에 닿으면 변형될 수 있어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갈색 페트병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류업계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아직까지 국내 기술로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무색 페트병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입맥주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페트병 맥주마저 사라지면 맥주 사업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페트병 맥주는 업체 입장에서 캔이나 병에 비해 제조 단가가 낮아 유리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캔맥주에 비해 단위당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에 환경부는 맥주 페트병의 구체적인 퇴출 계획을 연구용역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마련하고, 업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환경부 최민지 자원재활용과장은 “올해 안에 관련 업계와 업무 협약을 체결해 최우수 등급 판정을 받는 페트병의 생산이 늘어날 수 있도록 이끌겠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가 많이 생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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