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까지 588만명 가입..목표 달성 무산
업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탓"
소비자, "5G 안 터지고, 비싸"

[스페셜경제=최문정 인턴기자]올 상반기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1000만 시대를 열겠다던 이동통신 업계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 3월까지 5G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은 588만명에 불과하다. 목표치(1000만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5G가 각광받기 시작한 계기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다. 당시 5G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개.폐막식의 드론쇼, 무선주행버스, 5G빌리지 등은 5G가 연결성과 확장성을 강조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러한 기대 속에 작년 4월 한국의 이동통신 업계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5G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이며 급성장했다. 이동통신 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 5G 누적 가입자 수 500만명 달성, 올 상반기 기준 1000만명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11월을 지나며 성장이 둔화돼 한 자릿수 성장세에 머물고 있다. 당초 목표로 했던 1000만명은 고사하고 지난해 연말 목표치인 500만을 올해 2월에야 간신히 넘겼다.

이에 통신3사는 5G 가입자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SK텔레콤은 올 연말까지 당초 목표인 600~700만명보다 10~20% 적은 가입자 수를 예상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5G 보급률을 각각 25% 정도로 하향 조정했다. 평균적으로 통신업계까 제시했던 5G 보급률은 30% 수준이었다.

이통통신업계는 이러한 5G의 부진의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졸업이 취소되고 개학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원래 이동통신3사는 2~3월, 즉 졸업.입학 시즌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졸업.입학이 아예 뒤로 밀렸다”며 “이슈가 아예 없는 수준이었다. ‘이거 이렇게 안 팔리면 안 되는데?’, ‘재고로 다 쌓이겠는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판매가 적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되며 위축된 소비심리가 휴대폰 신규 개통이나 가입 자체가 적었다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5G 서비스 자체에 문제가 많아 빠른 대중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비싸고 안 터지는 5G’다.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이동통신 기술은 4세대 LTE다. 통신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 6만원대부턴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5G는 최저 5만원부터 시작한다.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기 위해선 9만원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의 가격이 높고 다양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5G가 상용화된 지 1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고가의 플래그십 제품들에 우선 적용됐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이달 15일 출시한 스마트폰 ‘LG벨벳’의 경우 출고가가 90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0’은 120만원대에 출시됐다. 통상 고가의 스마트폰은 통신사 할부 서비스를 이용해 구입하기 때문에 통신 요금은 더욱 상승한다.

5G 전용 기지국 숫자가 적어 온전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 소비자는 “5G가 LTE와 큰 속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가끔 사용하려 해도 잘 터지지 않아 LTE를 쓰기도 한다. 이럴 거면 왜 비싼 요금제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 4월 2일 기준 전국의 5G 기지국 숫자는 11만 5개다. 이동통신업계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기지국 12만개를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87만여개에 달하는 LTE 기지국 숫자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향후 합리적인 가격대의 5G 탑재 스마트폰 라인업이 확대되고 (이동통신업계가) 기지국 숫자를 늘려가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밝혔다.

 

[사진제공=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스페셜경제 / 최문정 인턴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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