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유럽 전기차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자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은 현지에 공장을 짓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3사의 성장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유럽시장의 성공적인 공략으로 올해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부문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전기차 배터리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기차시장은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0.7GWh로 전년 동월 대비 23.4% 감소했다. 이는 중국과 미국시장의 배터리 상용량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에 반해서 유럽은 5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유럽의 성장세가 깜짝 반등과 같은 표현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지역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중국이 18.3% 성장한 데 반해 유럽은 92.0%로 크게 증가했다. 유럽 배터리 사용량은 미국의 16.5GWh보다 4GWh가량 앞선 20.9GWh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보조금이 줄고, 미국은 경기침체로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면서 “반면 유럽연합 (EU)의 강력한 친환경 정책과 함께 유럽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 자동차연구센터는 올해 유럽의 완성차 업체가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을 경우 BMW에 약 10억 9000만유로(약 1조4147억원), 다임러에 약 39억 8000만유로(약 5조1654억원)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BMW는 전기차 약 9만 3000대, 다임러는 약 10만 1000대를 판매해야 한다. 이렇게 강력한 법안과 함께 유럽 전기차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서 중국 CATL, 파나소닉 등 경쟁 배터리 업체보다 빠르게 유럽시장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3개사 매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 부문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강력한 법안과 함께 유럽 전기차시장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중국 CATL, 파나소닉 등 경쟁 배터리 업체보다 빠르게 유럽시장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3개사는 매출과 시장 점유율 확대 부문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2016년 폴란드에 배터리 생산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이어 2017년과 2018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헝가리에 배털 공장을 짓기로 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인 CATL이 지난해 말 독일에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연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투자였던 셈이다. 파나소닉은 아직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확보하지 않았다.

이렇게 유럽 전기차시장이 커짐에 따라서 국내 배터리 3개사는 공장 증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용지에 1공장 생산 규모의 3배에 달하는 2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운영 중인 배터리 공장에 이어 2공장 건설 계획을 지난해 초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유럽 지역에 6GWh에 달하는 추가 공장 건설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른 LG화학은 6GWh에 달하는 폴란드 공장의 생산량을 현재 15GWh로 끌어올렸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LG화학 유럽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 생산량이 50GWh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LG화학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2위인 파나소닉을 제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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