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전 650, 삼척항 방파제에 북한 주민들이 타고 온 목선이 정박해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지난 15일 새벽 강원도 삼척항에 입항해 귀순한 북한 목선이 ‘모선(母船)’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 목선은 직선거리만 500km가량인 함경북도 경성~강원도 삼척 구간을 항해해 왔는데, 최소 700~800km를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 10m, 폭 2.5m, 무게 1.8t의 28마력짜리의 소형 목선이 삼척항까지 항해하려면 최소 1000L의 기름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목선 무게 절반 이상이나 되는 그 많은 기름을 어디에 싣고 왔냐는 것이다.

해당매체에 따르면, 당시 동해는 대체로 해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렀던 것으로 알려졌고, 해류를 거슬러 이동하려면 내내 동력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인데, 귀순한 20대 남성은 다림질로 칼주름이 잡힌 인민복을 입었다.

이와 관련, 북한 목선을 경찰에 최초로 신고한 김경현 씨는 25일 해당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젊은 사람 1명은 빳빳하게 다림질한 옷을 입고 있었다”며 “다리미로 칼주름을 잡은 옷을 입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군 안팎에서는 이 목선의 귀순을 돕는 ‘모선’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거론됐다고 해당매체가 보도했다.

◆오징어잡이 한 배 맞나?…먹물도 없고 너무 깨끗해

또한 해당 목선은 북쪽 동해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며 월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마저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관계자는 해당매체에 “국정원에서는 북한 선원들이 바다에서 잡은 오징어를 큰 배에 곧바로 팔고 그 돈으로 기름을 넣었다고 설명했다”며 “바다 위에서 오징어를 잡아 돈을 받고, 생필품을 사고파는 물물교환이 성행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즉, 오징어 물물교환으로 기름값을 마련해 기름을 넣었다는 것인데, 삼척항 입항 당시 목선의 어창은 비어있었고 오징어잡이 배라고 하기엔 너무 깨끗했다는 것이다.

최초 신고자 김 씨는 해당매체를 통해 “배 안에 그물이 있었는데 의아했다. 그물이 한 개였는데, 거의 새 거였다. 사용한 흔적이 거의 없었다”며 “목선에 실린 그물은 먼 바다에 나가서 고기 잡을 때 쓰는 종류는 아닌 것 같았다”고 전했다.

국회 정보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에 따르면, 삼척 지역 주민들도 ‘오징어를 잡으면 그 과정에서 먹물 등이 튀어나와 굉장히 더러운데 배 안이 너무 깨끗했다’며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25~26척이 선단을 이룰 때 냉동선, 운반선 등 각자 역할분담이 있는데, 이 배는 ‘조업선’의 역할을 한 것으로 설명했다고 해당매체가 보도했다.

◆“단순 귀순이라는데…국정원 합동신문조사 계속돼”

아울러 국회 정보위 등에 따르면, 삼척항 입항 당시 북한 목선에는 쌀(29kg)과 양배추(6.1㎏)·감자(4.1㎏)·고추·당면의 음식 재료가 발견됐고, 멸치조림과 고추·깻잎 장아찌, 소금과 된장도 10.3㎏ 가량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들은 함경북도에서 지난 9일 출항, 15일 새벽 삼척항에 입항할 때까지 7일간 목선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국정원이 주축이 된 중앙합동정보조사단은 26일 현재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북한 목선 ‘입항 귀순’ 사건을 정밀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 김성찬 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북한선박 삼척항 입항 은폐조작 진상조사단’ 회의를 통해 “어민의 단순 귀순이라고 했음에도 열흘이 지난 오늘까지 국정원의 합동심문조사가 계속되는 것은 도무지 납득 안 간다”며 의아함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제1야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삼척항에서 벌어진 이른바 ‘해상판 노크귀순’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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