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가 소파블럭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가을들어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태풍이 우리나라를 연이어 강타한 가운데 국내 해안의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되는 구조물인 소파(消波)블록의 품질에 대한 중요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동안 주요 언론보도를 통해 씨락과 돌로스 등 일본산 소파블록 특허기술이 우리나라 해안을 점령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뛰어넘는 한국형 소파블록 특허기술이 양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특허청에 따르면, 건설경기 하락으로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국내 소파블록 특허출원 건수(총 273건)는 약 30% 감소한 반면, 특허 등록률은 2013년 50%에서 2017년에 75%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매년 30여건의 기술이 특허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파블록 특허출원이 기존 기술의 단순 설계변경 등과 같은 건수 위주에서 구조적 성능을 중시한 품질 위주로 전환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특허청은 설명했다.

국가별 출원 현황은 공공공사의 특성상 내국인 출원이 98%(268건)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일본 출원이 2%(5건)에 불과했다.

현장시공은 국내 특허기술의 경우 현장 검증이 어려워, 일반기술(TTP등)이 61%, 일본 기술이 23%, 국내 특허기술이 16%로 일본 기술이 국내 특허기술보다 더 많이 시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내국인 출원 중 기업별 현황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74%(197건)로 주도적이고, 연구기관 12%(32건), 대학 7%(20건), 대기업 7%(19건)로 나타났다.

세부기술 출원 현황은 구조 및 형상에 관한 기술이 38%(104건)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시공방법에 관한 기술 31%(85건), 거푸집 및 재료에 관한 기술 13%(35건), 인공어초겸용 등 기타 기술이 18%(49건)로 등 순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특허기술을 살펴보면, 일명 헥사콘으로 불리는 돌로스 계열을 개선한 특허기술은 육각형 단면의 몸체부와 그 양단에 엇갈리게 배치된 3개의 다리부를 갖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일본 기술인 씨락, 돌로스Ⅱ에 비해 몸체부와 다리부의 접촉면이 지그재그 형태로 되어 다리부 파손방지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몸체부와 다리부의 결합관계에 의해 입사파의 다중 분산효과가 뛰어난 장점이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헥사콘은 현재 국내 해안의 여러 현장에서 시공 중이거나 시공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테트라포드 계열을 개선한 특허기술(일명 세그테트라)은 종래 기술이 수화열로 인한 균열발생으로 고중량체를 제작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극복한 제품으로, 다리부와 중심부를 갖는 코어기둥을 복수로 제작해 테트라포드 형태로 배치한 후, 중심부를 콘크리트로 일체화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일본 기술인 딤플, 테트라네오에 비해 고중량체 제작이 용이하고, 코어기둥의 다리부들 사이로 이격공간이 형성돼 공극율이 높아져 소파성능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황성호 특허청 국토환경심사과장은 “강력한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품질 위주의 특허출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일본 기술에 의한 시공이 많은데, 국내 특허기술도 일본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적 보완을 통해 국내 특허기술이 보다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과정은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외출원을 통한 권리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특허청)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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