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100달러 육박…코로나19와 중국 수요 회복 탓
"제품가격 인상도 어려워”…포스코·현대제철 비상경영 나서

▲ 포스코 광양제철소 용광로

 

[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까지 폭등하는 겹악재를 맞아 실적악화의 그늘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29일 한국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97.61달러로 100달러에 거의 육박하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90달러를 오르락내리락 하던 철광석 가격이 2달 만에 다시 9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예년과 견줘 20달러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주요 철광석 생산국인 브라질이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수요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점이 꼽힌다. 현재 중국은 공장운영을 속속히 재개해 가동률을 끌어올려 철광석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올라가고 있지만, 철강제품 가격은 오히려 낙후되고 있어 철강사들의 수익성에는 큰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빠른 실적 회복이 절실하지만, 이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에 모면하게 된 것이다.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053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 하락했으며 현대제철은 영업손실 29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치솟은 철광석 가격에 두 회사는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객사들은 시황 악화를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조선업계와 후판 가격 협상 줄다리기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후판은 선박을 건조할 때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인 철판이다. 후판의 인상폭을 올려야 한다는 철강사와 시황을 고려해 달라는 조선업계 입장이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생산량 조절 등 비상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포스코는 시황에 따라 설비 가동률을 변경하는 등 생산량 조절에 나섰고 현대제철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하향 조정키로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예상과 다르게 급등해 원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처럼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시황은 더 암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