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정성욱 기자] 홍콩에서 반중국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 기업들의 수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연구원이유진 연구원이 지난 26일 발간한 ‘홍콩 시위 장기화에 따른 우리 수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은 우리나라의 4위 수출 시장으로, 지난해 홍콩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46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반도체와 메모리였다.


이 연구원은 “홍콩의 최근 정세 불안으로 홍콩을 통한 대 중국 수출길이 당장 단절되지는 않겠지만 미‧중 갈등과 연계될 경우 이미 여러 이슈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수출에 부담이 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홍콩-중국 간 경제협력동반자협정(CEPA)을 활용한 관세 혜택과 낮은 법인세, 우수한 금융‧물류 인프라 등으로 국내 기업들은 홍콩을 중국 수출의 중요한 경유지로 활용했다.

실제로 지난해 홍콩으로 수출된 우리나라 제품의 82.6%가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수출된 상품 중 원산지가 한국인 제품 비중은 6.4%로 중국(57.1%)과 대만(9.7%)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재수출하는 비중이 여타 주요국에 비해 높아 홍콩-본토 간 긴장 격화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상하이나 특별경제구역인 선전을 대체 무역 허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중국과의 직접 거래에 따른 법적‧제도적 리스크와 관세부담 등 여러 직‧간접 비용 상승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 시위가 미‧중 무역갈등과 연계될 경우, 반도체 가격 급락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중국 수출 타격, 일본 수입규제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등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은 우리 수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 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정성욱 기자 swook32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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