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최초 폭로한 사업가 신혜선씨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12.11.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최초 폭로한 신혜선 씨는 11일 “정황상 7억2,400만 원이라는 돈 문제로 대형 로펌들이 와야 했나 생각했는데 1,400억 원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신 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루카스511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신 씨는 2009년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과 그의 전처 김수경 씨와 함께 루카스511에 레스토랑·웨딩 사업을 위한 회사를 공동 설립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출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김 씨가 약속된 기일에 사업자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이들은 루카스511을 담보로 신한은행에서 260억 원을 대출 받았다. 이때 김 씨는 연대보증인 및 담보제공자, 이 회장은 연대보증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2012년 이 회장이 운영하는 우리들병원의 재무악화로 시작된다.

병원이 재정난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이 회장은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 원의 대출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이 회장의 연대보증을 문제 삼은 것.

신 씨는 이 원장이 자신의 동의 없이 연대보증에서 빠지면서 260억 원이라는 모든 빚을 떠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경찰 수사 때 이 회장이 부채가 많아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드니 보증 선 것도 줄이라’는 식으로 얘기가 돼서 채무인수를 줄이는 데 중심을 뒀다고 들었다”며 “신한은행 본점까지 관여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신 씨는 우리들병원과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 등 여권 인사들이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해 왔다.

다만 이와 관련해 양정철 원장은 “청탁을 안 들어줬다고 서운해하는 분들이 이제 와 원한을 품고 온갖 사람을 다 걸고 넘어진다”고 일축했다.

양 원장은 “대선 때 선의로 도운 분들이 다수지만 처음부터 대가를 바라고 도운 분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 분들 가운데 대선이 끝나고 외국에 나가 있는 저에게까지 계속 집요하게 자기 민원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신 씨는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당시 의원)과 천주교 고위 인사들 간의 만남을 주선한 바 있다.

양 원장은 이어 “무리한 부탁이 많아 연락을 피하고 피하다 어쩔 수 없는 경우 ‘알아는 보겠다’고 넘어갔다”며 “그 때 속으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았으면’하는 마음이었지만 만 냥을 기대했던 사람의 욕망을 채워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도 말했다.

앞서 신 씨는 신한은행 직원 2명을 사문서위조 및 사금융알선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2016년 사금융알선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받았다.

신 씨는 재판에서 신한은행 측이 법원에 제출한 일부 자료가 조작됐다며 경찰에 추가 진정을 냈고, 경찰은 이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지난 5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편 신 씨는 당시 법정 증언을 했던 다른 신한은행 직원의 거짓증언으로 사문서위조 혐의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며 10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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