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2일 새벽 (한국시간)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값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를 압박하는 가운데 연준 파월 의장의 버티기가 성공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FOME) 기준금리 발표 뿐 아니라, 발표문에 어떤 표현이 담기느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표문이 어떤 정책 방향을 시사하느냐에 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만약 1%포인트 정도 금리를 내리고 어느 정도 양적 완화를 하면 (미 경제는) 로켓처럼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압박은 미국 제조업체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가 싸지면 미국 기업들이 수출에서 경쟁력을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3월에도 달러강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는 당시 보수단체 행사에서 “나는 미국을 위대하게 하는 달러를 원하지 다른 나라들과 경쟁을 저해할 정도로 강한 달러는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Fed에 매우 강한 달러를 좋아하는 인물이 있다”며 파월 의장을 비꼬기도 했다.

달러화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로·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보다 0.34% 하락한 97.52에 거래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전월 25일 장중 한때 98.32까지 오르면서 2017년 5월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 흐름과 국내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원화값은 크게 하락했다. 전월 30일 원화값은 전일보다 9.7원 하락한 달러당 1168.2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7년 1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날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이 발표되면서 달러 강세를 예측한 시장 참가자들은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주문을 많이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월 원화값하락폭은 2.8%로, 주요 16개 통화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통화 당국은 최근 원화값 하락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피지에 방문하고 있는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4월 들어 달러 강세를 비롯,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송금 등 계절적인 요인이 있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외화 차입 가산금리 등 지표를 보면 상당히 안정적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한국 경제 기초여건에 대한 (해외의) 우려는 현재로선 감지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기적 원화 약세가 지속되지는 않으리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하반기 중에는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신흥국 통화가치의 완만한 반등이 기대된다.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겠지만 하반기 중에는 완만한 반등세로 전환될 것이고 연말 환율은 달러당 1120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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