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12조8340억 영업이익 4931억 선방
시장 전망치보다 20% 상회 ‘깜짝 실적’
‘애증’ 스마트폰, ODM 확대 등으로 적자 폭 줄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입구에 설치된 표지석의 모습 (사진=뉴시스)
[스페셜 경제=변윤재/최문정 기자]LG전자가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을 거두며 선방했다.

 

글로벌 공장 중단과 유통채널 폐쇄 등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어려움을 겪었던 LG전자는 미국·유럽 등지에서의 온라인 판매 호조와 건강·위생 관련 가전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특히 구광모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스마트폰은 드디어 적자 폭을 줄이며 수익 개선을 이뤘다.

 

7LG전자는 올 2분기 매출 12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156292억원)17.9% 감소했고, 영업이익(6523억원)24.4% 줄었다. 직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54.8% 각각 감소했다.

 

그러나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LG전자의 2분기 전망치는 매출액 131266억원, 영업이익 4058억원이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3300~4700억원으로 증권사마다 의견이 상이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매출액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약 22% 웃돌았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고려하면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LG전자가 시황을 덜 타는 반도체가 없음에도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전자의 핵심전력으로 꼽히는 생활가전(H&A)이 끌고 TV(HE)가 힘을 보탠 영향이 컸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이 어려운 것은 LG전자만의 문제가 아닌데, LG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경쟁사를 압박하며 가전과 TV에서 시장점유율을 더욱 올리며 수익성 방어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A은 코로나19의 여파로 4월까지 실적이 감소세를 기록했다가 6월 들어 회복세를 탔다. 미국과 유럽의 유통매장이 문을 열고 각 국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소비 심리에 불을 당겼다. 여기에 온라인 매출 증가와 건강·위생에 대한 관심이 트루스팀 등 신제품 수요로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은 4700억원에서 5900억원,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를 달성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1분기(13.9%)에 버금가는 성과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LG전자가 글로벌 생활가전 1위를 공고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LG전자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경쟁사인 월풀(6.0%), 일렉트로룩스(0.5%) 등을 크게 앞섰다. 2분기 들어 LG전자와 월풀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심하게 입은 북미 사업 비중이 LG전자는 24%인 반면, 월풀은 56%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6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2주 간 이어진 독립기념일 프로모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이상 늘면서 미국시장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TV(HE) 또한 우려했던 것보다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도쿄올림픽 연기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 취소, 생산 차질 등으로 매출 하락은 있었지만 마케팅 효율화와 집콕으로 인해 대형제품에 대한 관심 환기가 실적으로 연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판매로 마케팅 비용이 절감된 가운데 OLED TV·나노셀 TV 등 프리미엄급 제품을 앞세운 마케팅이 소비자 공략에 주효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솔루션(BS)도 비대면 회의와 온라인 개학 등의 영향으로 노트북과 모니터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2분기 실적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 사업본부와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 사업본부는 부진을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MC 사업본부는 신제품 벨벳출시의 영향으로 1분기보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조금 개선됐지만,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기대만큼 판매량이 늘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따라 시장은 2000억대의 영업손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1분기 연속 적자인 셈이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3130) 보다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매스 프리미엄폰 전략을 통한 마케팅 효율화가 이뤄졌고, 베트남 공장 이전, ODM(제조자개발생산) 비중 확대가 맞물리며 영업 손실을 줄였다는 분석이다.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VS 사업본부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가동 중단과 판매 부진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지난해 같은 기간(558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000억대 초반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매년 상반기 실적이 좋고, 하반기에 부진한 상고하저흐름을 보였던 것과 달리 하반기 소비가 풀리면서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에 힘이 실린다. 78월 여름철 성수기 효과로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미국 최대 유통 매장 베스트바이가 이달 15일부터 1000여개 매장 중 80%를 재오픈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 영업도 기지개를 켰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OLED 패널 공장이 3분기 본격 가동되면 OLED TV 시장 확대에 따른 판매량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소비자들이 위생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생각된다소비심리가 다시 회복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실적은 그래도 긍정적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가전과 TV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4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은 6000억원 중후반대을 달성하리란 전망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소비가 회복되고 있으며, 소비 양극화 심화로 연말로 갈수록 프리미엄제품에 대한 수요는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LG전자 가전 경쟁력은 내년 하반기와 내년까지 지속되고 TV는 하반기 매출 증가와 내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면서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적용으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세탁기 등 프리미엄 매출 호조로 2020년 하반기 및 2021년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셜경제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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