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업권이 지난 5월 토스-키움뱅크의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낙마 이후 이어져 온 흥행참패 시기를 뒤로하고 치열한 접전구도로 재편될 것인지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케이뱅크의 자본확충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고, 다음달 토스뱅크의 예비인가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금까지 업권을 지배하던 카카오뱅크와 이들 간의 3강 구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역시 기업공개(IPO)라는 비장의 무기를 준비 하며 맞불을 계획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1일 대주주 요건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KT가 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커져 자본확보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 8개 주요 주주사 관계자들은 최근 국회의 인터넷은행 특례법 처리 상황을 공유하고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하는 등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이들은 자본금 규모를 최소 1조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년 초 구상했던 5,900억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끌어낸다면 종전 자본금 5,000억원을 더해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올리는 게 가능하다. 자본부족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케이뱅크는 영업 정상화 준비를 일찌감치 끝냈다. 대출 영업이 재개되면 곧장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 신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자격을 완화한 인터넷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얼마나 빨리 발효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이 발효되려면 정무위, 법사위, 국회 본회의를 차례로 거쳐 법률이 공포돼야 한다. 현재 여야간 경색국면을 감안하면 아직 잡히지 않은 본회의 일정이 언제까지 뒤로 밀릴지 예상하기 어렵다.

KT가 금융위 승인으로 대주주에 올라 주도적인 증자에 나설 것이 기정사실화 되는 가운데 여타 주주들의 증자 참여 여부도 변수다. 5,000억원대 증자를 이루려면 주주들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상황이 어려운 주주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에 케이뱅크와 KT 등은 신규 투자자를 영입해 2대 주주를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개점휴업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지만 영업만 정상화되면 카카오뱅크를 따라잡을 기초체력은 충분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700만명 이상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가진 KT와의 연계로 공격적인 영업을 구사한다면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심사에 재도전한 토스도 내년엔 영업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제3인터넷은행 도전 요건은 크게 보면 ‘혁신성’과 ‘자본력’인데, 혁신성 측면에서는 이미 토스가 글로벌 회계 컨설팅업체 KPMG 인터내셔널과 핀테크 벤처투자기관 H2벤처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될 정도로 자격이 충분한데다, 사실상 낙마 사유였던 자본력과 자본안정성도 상당부분 보완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의 내달 심사 결과에서 사실상 토스의 통과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주식 상장으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작년 7월 출범 1년을 맞아 2020년 상장 계획을 밝혔지만, 이용우 대표는 이후 “IPO보다 대주주 변경 이슈가 마무리되는 것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 왔다. 다만, 최근 이 문제가 정리된 만큼 상장 작업은 추진력을 얻을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22일 지분율 34%로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마무리해 자본금이 1조8,000억원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IPO까지 이뤄진다면 독주흐름을 굳힐 수도 있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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