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위의 이유있는 갑질? ‘머니’만능주의 우려

▲본문과 직접적 관련성은 없는 사진.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수입차 국내판매 7만대의 벽을 뚫은 수입차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의 도를 넘는 모럴헤저드를 우려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최근 다시 불거진 배출가스조작 담합 논란의 중심에 서 있음은 물론, 결함차량 항의 고객에 대한 협박성 내용증명 의혹, 늦장리콜, 차량화재사고 등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벤츠의 일부딜러사들은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상품권을 미끼로 서비스 설문조사 만점을 유도 하는 등 고객을 호도한다는 비판마저 듣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보적인 수입차 1위라는 거대한 몸집이 지속되자 고객기만을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에게 일방적 통보하는 ‘갑질 딜러사’
시동꺼짐車…안 가져가면 보관료 물린다
10점주면 상품권…돈 놓고 이미지메이킹
불타고 가스조작하고…1위의 모럴헤저드

▲본문과 직접적 관련성은 없는 사진
‘배출가스 인증절차 위반혐의’로 제2디젤게이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4월말 로 2심 선고공판에서도 패소했지만 전월 초 대법원에 항고했다.

벤츠코리아가 받고 있는 혐의는 배기가스 배출량 확인을 위한 환경부 변경 인증 절차를 마치기 전에 차량 6천여대를 수입했다는 것이다.

앞서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는 작년 12월 20일 개최된 선고 공판에서 벤츠코리아에 28억1천여만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담당 직원인 김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의 법정구속 선고를 내렸다.

복수의 독일 언론 등에 따르면, 현재 벤츠 독일 본사는 일부차량에 설치된 배출가스 관련 불법소프트웨어와 관련해 독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독일 연방자동차청이 조사하고 있는 불법 소프트웨어는 지난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생산된 벤츠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GLK 220CDI 모델 6만여대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프트웨어 의혹의 핵심은 배출가스 검사를 시행하는 실험실에서는 산화질소를 줄이고, 실제 주행에서는 기준치를 넘어서는 산화질소를 배출한다는 것으로 2015년 엄청난 파급력을 몰고 온 폭스바겐그룹의 디젤게이트와 유사하다. 폭스바겐은 이로 인해 회장이 구속되고 10조원에 이르는 벌금을 물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벤츠코리아의 지속적인 배출가스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항고를 거듭하는 것은 반성은커녕 소비자기만의 행태를 이어가겠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끌어내고 있다.

고객 고충 외면…보관료 압박까지

반성하지 않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비판은 또 다른 측면에서도 제기된다. 광주의 한 벤츠 딜러사는 지난 2015년 중대결함 차량을 판매하고도 피해자 측에게 적절한 보상을 취하지 않아 고객이 항의차원에서 골프채로 차를 부수는 이슈를 만들어낸 바 있다.

이 딜러사는 이에 더해 최근, 주행 중 속도 감소와 시동꺼짐 등 중대결함이 있는 차를 판매하고 피해자가 이에 대한 항의차원으로 100% 안정성 보장이 있을 때까지 차를 가져가지 않겠다고 하자, 차 수리가 완료됐으니 차를 가져가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내며 가져가지 않을 경우 보관료를 물릴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하는 등 고객에 대해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남도일보>의 지난 10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피해자는 지난 2017년 3월꼐 벤츠E220D 아방가르드 차량을 구입했고 1년만인 작년 3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고속도로 주행중 계기판의 RPM이 감소하고 엑셀레이터가 작동불능이 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에 피해자는 동년 12월 딜러사 측에 문의해 수리센터에 입고 시키고 이미 한 차례 수리한 차량이 또다시 같은 문제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100% 수리 보장’과 ‘차량교환’을 요구하며 차를 수리센터에서 회수하지 않았다.

이에 해당 딜러사측은 피해자에게 ‘차 수리가 마무리 됐으니 오는 20일까지 차를 가져가라’는 내용증명을 최근 보내고 차를 가져가지 않으면 하루 2만원 상당의 보관료를 부담할 것이라는 내용을 첨부해 압박했다.

문제는 이 내용증명서엔 정비를 끝냈다는 의견만 담겼을 뿐 차 수리와 관련한 안전보장 내용 등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벤츠의 국내 수입차 시장 독주…고객기만 배경?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와 관련한 여러 논란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가 독주하고 있는 현상 때문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벤츠코리아는 작년까지 3년 연속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지켰으며 2018년 기준 수입차 최초로 연간판매량 7만대를 돌파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금년 1월부터 5월까지 집계된 벤츠코리아의 판매량은 2만6484대로 2위인 BMW와 1만1810대의 격차를 벌리는 등 독주를 지속하고 있다.

벤츠는 월별 판매량으로 따져도 5월까지 모두 1위를 수성했다.

▲본문과 직접적 관련성은 없는 이미지
고객평가마저 조작하는 소비자 기만

앞서 언급한 일련의 논란들은 물론 지난 4월 발생한 벤츠차량의 주행 중 화재사건, 지난 7일 국토교통부의 벤츠 C클래스 차량 3204대(2008~2009생산 분) 리콜조치 이슈가 꾸준히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벤츠의 판매량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벤츠가 압도적인 1위 업체의 위상을 내세워 고객들의 평가마저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4일 <이뉴스투데이>에 따르면 벤츠가 국내서 운영 중인 한 서비스 센터는 고객에게 “고객 만족도 평가 대상으로 선정되신다면 10점 만점의 10점. 꼭 체크 부탁드린다”는 문자를 보내고 “설문 후에 10점 주신 화면 캡처해 금일 발송된 전화번호를 캡처 화면과 고객님 성함, 차량번호, 선물 받으실 주소를 문자로 보내주시면 백화점 상품권(10만원) 선물 보내드리도록 하겠다”고 선물을 빌미로 10점을 누르도록 권유했다.

앞서 2017년에도 벤츠의 한 서비스 센터는 설문조사에 무조건 10점을 주는 것을 조건으로 벤츠의 여행용 보스턴백을 증정하기도 했다. 사실상 상품권으로 설문조사를 조작한 셈이다. 벤츠의 독주가 불안한 이유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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