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잇기 위한 연구소 설립을 공동으로 준비했던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번 사실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판결에서 양 원장이 송 전 비서관,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과 함께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고문을 지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드러났다. 시그너스컨트리클럽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故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소유한 골프장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 총리를 지냈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위시해 강 회장과 양 원장,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함께 ‘시그너스 연구소’(가칭)를 설립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대한 충격으로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하는 한편 그가 미처 이루지 못한 과제인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법인의 설립으로써, 수개월에 걸쳐 시그너스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프로젝트를 구상할 당시에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 제자리를 잡기 전으로, 연구소를 설립을 통해 사회공헌사업 차원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연구와 저술지원, 출판, 세미나, 미디어 운영 등 공익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개인 사무실을 기반으로 연구소 설립에 착수해 별도 사무실까지 문을 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고 구상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며 연구소 설립 노력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양 원장은 2012년,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조력자가 됐고, 연구소 주축이 됐던 김 전 위원장은 국민대 교수로 복귀했다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완전히 갈라서게 됐다.

한편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1단독(전국진 부장판사)은 11일 시그너스컨트리 클럽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받은 급여 등을 불법정치자금으로 판단, 송인배 전 비서관에게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 추징금 2억4,519만 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강 회장이 송 전 비서관을 고문으로 위촉할 때 양 원장 등도 고문으로 위촉한 사실과 함께 이들이 현직 공무원에서 물러난 후 일정한 수입이 없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강 회장이 이들을 고문으로 위촉하고 급여 등의 명목으로 일정한 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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