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웅진코웨이 인수 유력후보로 꼽혔던 SK네트웍스가 ‘본입찰’에 불참한 것을 비롯, 하이얼컨소시엄과 칼라일 역시도 줄줄이 발을 뺀 것으로 드러났다. M&A(인수‧합병)시장의 대어로 부상했던 코웨이의 '인수전'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10일 SK네트웍스는 웅진코웨이 인수 본입찰 마감 이후 입장자료를 내고 불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일각에서 SK네트웍스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회사 측은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SK네트웍스 측은 “미래 성장방향과 연계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실질 지배력 확보 불확실성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의 본입찰 불참에 가장 큰 이유가 ‘인수 자금’ 때문이라고 봤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SK네트웍스의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131억원 수준으로, 웅진코웨이 지분 25.08% 인수가액으로 거론되는 2조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수를 위해서는 부족한 자금을 외부 차입이나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동원해야 한다.

여기다 더해 SK네트웍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337% 수준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5조 4572억원이었던 부채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8조 2141억원으로 51%나 증가했다.
때문에 SK네트웍스의 입장에서는 인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 대비 코웨이 배당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낮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는 바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다. 현재 코웨이는 국내 렌탈 시장에서 50% 가량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SK매직의 시장점유율은 약 10% 정도인 상황인데,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60%를 넘게 된다. 즉,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인수 후보들’ 본입찰에 줄줄이 빠졌다?

문제는 SK네트웍스 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하이얼-리드먼아시아 컨소시엄과 칼라일 그룹 등 유력 후보들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도자의 희망가격과 적정 판단가격 사이에 괴리가 큰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입찰에 깜짝후보인 넷마블과 기존 후보였던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베인캐피탈이 참여하면서 양강구도가 성립됐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 8월 예비입찰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SK네트웍스 등 기존 후보들의 인수 의지가 낫다고 판단하고 웅진그룹이 본입찰 흥행을 위해 직접 접촉해서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존에 시장에서 예상했던 그림과는 다르게 웅진코웨이의 인수전이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의 매각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측은 “2곳 이상의 입찰자가 응찰해와 유효 입찰이 성립했다”면서 “다음주 중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웅진코웨이 인수전에서 유력 후보자들이 줄줄이 이탈한 것과 관련해 IB업계 관계자는 “실사과정에서 현재의 경쟁 환경을 고려했을 때 웅진코웨이의 상황을 좋게 보지 않은 것”이라며 “가격적인 장점도 크게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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