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고소득·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최근 고소득·고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은 최고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변경한다.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 전용 ‘에이스(ACE) 전문직 무보증대출’ 한도는 최고 2억5000만원에서 2억원 이내로 변경된다. 의료·법조인 맞춤 대출인 ‘KB닥터론/KB로이어론’의 한도도 최고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축소된다.

아울러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가 0.10~0.15%포인트 인상된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6일부터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과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대금리를 각각 최고 0.40%포인트 낮춘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신용대출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기존 2.01%에서 2.16%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상이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이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 18일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0.10%포인트,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0.20%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일제히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에 나선 데는 최근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융당국에서는 고소득·고신용자의 고액대출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렇게 대출된 돈이 특정 자산시장에 몰리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최근 가계대출은 고소득·고신용차주를 중심으로 한 고액대출이 다소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하게 심사하고 있는지, 가계대출 증가가 특정 자산시장으로 지나치게 유입되는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소득 8000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 차주의 신용대출 비율은 지난해 6월 말 30.6%에서 올 6월 말 35.4%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1~3등급 고신용 차주 비율도 78.4%에서 82.9%, 1억~2억원 고액대출도 12.6%에서 14.9%로 올랐다.

손 부위원장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출심사 시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고려하는지를 점검하는 등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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